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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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샤 야네츠코바의 근황이 문득 궁금해져
인터넷을 뒤져본다 샅샅이─
잠시 후,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이 툭! 눈앞에 날아든다
이건 난데없는 도비탄이거나 블랙 스완이지만
오오 그녀의 죽음은 사실이다
그녀의 삶과 죽음이 어느새 대과거(大過去)가 돼 있다
그녀가 암과의 전쟁 끝에 전사했다는 음울한 전언은
그녀가 죽은 지 십팔 일이나 지난
이날 새벽에 맞는 불청객이다
1998년생 패트리샤 야네츠코바─
천상의 목소리로 지상의 모두를 놀라게 만든 그녀,
스물셋 나이에 유방암 선고장을 받아들고
저 죽음의 관문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버린
그녀의 일생은 왜 이토록 가파를까
열두 살 때 벼락치듯 유명해진 것이나
스물다섯 나이에 생(生)을 통째로 폐업한 것을 보면
먼 곳에서 두송나무 숲이 우는 이 새벽,
나는 그녀의 무덤이 있는 데를 향해 주저 없이 날아간다
거기서 뒤늦은 조종(弔鐘)을 울리며
그녀의 무덤 위에다 붉은 포도주 한 잔을 붓는다
그대, 우리들의 디바여, 병마의 진펄이 없는
저 천상에서도 마음껏 노래하며
다시 살아가길 우리 모두는 소망하노니
*페트리샤 야네츠코바(1998∼2023): 독일 태생의 슬로바키아인. 어릴 때 체코로 이주한 후 10대 때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성장했다. 암으로 25세에 요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