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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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는
집 없는 노인이 되었다
2년마다 오르는 월세
한 번 연장하고 나면
폭탄처럼 치올라 떠나야 한다
20여 년 전,
들이닥친 빨간 딱지에 놀라 떠난 아내를
사람들은 그저 황혼이혼이라고 말해줬다
지방 공장에 다닌 아들의 송금은 끊긴 지가 오래
술 좋아하던 친구들도 슬금슬금 멀어지고
문화센터에서 만난 영숙 씨까지 움찔하며
집 있는 강 씨로 갈아탔다
찬밥에 물 말아 김치쪼가리로 한 끼 때우고
빈 쪽방을 알아보지만
없다
탑골공원에 닿은 발길
긴 호흡하고 저 너머로 동공을 띄우면
터벅이며 걸어오는 한 칸짜리 지하방
곧,
쿰쿰한 냄새가 스멀대고
비염과 재채기도
새 식구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