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6월 6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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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섬에서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저 살 뿐이다
한낮에는 해에 기대고 한밤에는 달에 기대어
종용종용
늙은 아내를 생각했다
쓰러지기도 하고
자빠지기도 하면서
불안하지만 꿈꾸듯이 먼 길을 왔다
아직은 길을 잃지 않고
내 곁에 딱 붙어 있어 다행이다
다행이다, 밥 세 끼를 건사할 남새밭이 푸르고
이웃도 친구처럼 머물고 있다
하루가 밥상머리 백열등처럼
깜박깜박,
혹은 모른 척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