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6월 6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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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보며 달려온
고단하고 지친 나의 인생길
지나온 시간 모두가 헛된 삶은
아니라고 오늘도 자부하며 산다.
기억조차 더 흐려지기 전에
오래 간직하며 남겨야 할 사랑과
버려야 할 미움들을 골라내고
헛된 욕망의 잔재 털어버려야겠다.
하얀 길 위에 이정표 앞에
길 묻는 초라한 늙은 모습을 보며
이젠 체념 글자에도 익숙해져 간다.
은하수 저편 부서지는 달빛처럼
환하게 비추지는 못한다 해도
그대 작은 숲속에 반딧불이 되어
찬 서리 내리는 그날까지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