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8월 678호
6
0
윤석정_ 선생님, 선생님을 못 뵙게 된 지 50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그 먼 나라」에서 우리 문인들, 전고 제자들 잊지 않고 계셨죠?
신석정_ 그럼, 그러고말고. 윤 군도 석정문학제에 온 힘을 다해 열심인 거 알고 있지.
윤석정_ 선생님, 제 이름 불러 주시지 왜 ‘윤 군’이라고 하세요?
신석정_ 자네와 내가 이름이 똑같아서 자네 이름을 부르면 내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아서 그렇네.
윤석정_ 선생님, 하긴 10년 전 2014년에 (사)신석정기념사업회를 설립했는데 제가 초대 이사장에 선출되어 지금까지 맡고 있어요. 그때 전북도청 강당에서 창립 총회를 했어요. 당시 송하진 도지사님도 축사하시면서 “윤석정 씨는 신석정 선생님과 이름이 같아서 이사장을 맡았는가요?” 하고 농담조로 말씀하셨던 게 생각나네요.
신석정_ 참 좋은 인연이 되었네그려. 고등학교 동창들은 다들 잘 있는가?
윤석정_ 예, 잘 있어요. 전주고등학교 34회 동기생 중에 선생님의 막내사위 이영식 있잖아요. 전고 응원단장 했던 이영식은 매년 석정문학제 때 부안에 와요. 고창에 김경식 교수는 3학년 때 내장사로 수학여행 가서 선생님과 저희 동기생들과 함께 사진 찍었던 이야기를 하곤 그러지요. 또 잊지 못할 것은 전북일보 전무를 지낸 최공엽, 전주 MBC 송영상, 국회의원을 지낸 장성원, 새마을 중앙연수원장을 지낸 정교관과 함께 전주 선생님 댁 비사벌초사에 찾아갔을 때 사모님께서 정성껏 차를 끓여 내주셨지요. 선생님과 우리는 마루에 앉아 정원 꽃밭을 바라보면서 이야기 나누던 일 생각나요.
신석정_ 그랬었지. 나도 그때 생각이 나는구먼. 지금 전주에 살고 있는가?
윤석정_ 예, 전주에 살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제 결혼식에 주례해 주셔서 평생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선생님께서 주례하신 제 결혼 사진이 지금 부안 석정문학관에 걸려 있어요.
신석정_ 내가 결혼 주례했던 신혼부부들이 잘 살고 있어서 보람으로 생각하네. 그리고 내 문학 생애를 기리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던데…?
윤석정_ 예, 선생님. 선생님이야말로 우리 한국 문학의 큰 별이십니다. 우리가 마땅히 모셔야 하지요. 선생님의 시문학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서 결성된 문학 단체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1984년에 선생님의 제자 문인들을 중심으로 ‘석정문학회’가 출범해서 초대 회장을 이병훈 시인이 맡으셨고 현재는 김영 회장이 취임하여 선생님 문학 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1년 정부와 전북도, 부안군의 도움으로 석정문학관이 선생님의 생가인 청구원 앞에 건립되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대 관장은 선생님의 문학 제자인 허소라 시인이 지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2014년 신석정기념사업회가 창립되어 제가 초대 회장을 맡아 김남곤, 신조영, 소재호, 김영 등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석정시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는데 제1회 수상자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서 복효근, 허소라, 김수열, 공광규, 이향아, 신달자, 이운룡, 안도현, 문효치, 김남곤, 정호승 시인 등 대한민국의 빼어난 문인들이 상을 받으셨습니다. 선생님의 조카 되시는 신태영 회장님이 카타르에서 사업을 잘하고 계시는데 석정시문학상 시상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그리고 2014년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가 창립되어 초대 회장에 김윤아 시인, 현 회장이 최근익 시인이고, 제주도를 포함해서 전국 모든 시·도에 회원이 있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요즘 시낭송대회가 많고 각종 행사에 시낭송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선생님의 시가 가장 많이 낭송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시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것입니다.
신석정_ 참 고마운 일이네. 나를 위해 애써 주시는 모든 분들께 내 감사의 뜻이 전해졌으면 좋겠네.
윤석정_ 예, 그리고 또 선생님. 금년 2025년에는 한국문인협회에서 주최하고 신석정기념사업회와 석정문학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시문학제’를 개최하는데요. 선생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미래세대 문학의 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생님 가신 지 51년을 맞아 선생님 생신일인 8월 29일부터 8월 30일까지 1박 2일 부안을 중심으로 전국 문인들의 한마음 대회를 해요. 그날 선생님 내려봐 주시고 함께해요. 그날이 기다려져요.
신석정_ 고맙네, 고마워. 그리고 자네 명예 시인 되었다고?
윤석정_ 예, 선생님. 제가요. 문학이 좋아 보이고 문인들이 좋아서 가까이 지내다가 <바다문학상>도 제정해서 시상하고 있어요. 18년째네요. 그런데 뜻하지 않게 저에게 명예 시인이라는 영광을 안겨 주셨어요. 전국적으로 6번째, 지방에서는 제가 처음이라네요. 분에 넘치는 광영이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신석정_ 명예 시인 된 거 축하하네. 그리고 또 다른 사회 활동도 하고 있지?
윤석정_ 예, 선생님. 전북일보 아시죠?
신석정_ 그럼, 알고말고. 전북에서 가장 오래됐고 독자가 제일 많은 전북 대표 신문이지.
윤석정_ 제가 10년 전인 2015년부터 사장으로 있어요. 도민들, 독자분들의 성원에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북애향본부 아시죠?
신석정_ 그래. 1970년대 이리역 열차 폭발 사고 때 도민들을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사고 수습의 선봉에 섰던 전북애향본부 다 알지.
윤석정_ 선생님, 그 옛날 일을 기억하고 계시네요. 다른 시·도에는 없는 전국 유일의 애향 단체인데 1977년에 창립되어 올해로 48년 되었어요. 제가 2022년도부터 총재를 맡고 있고요. 애향본부가 하는 일이 많아요. 첫째가 도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입니다. 2023년 8월 새만금 Jamboree 행사 파행으로 ‘25년 전북 예산 대폭 삭감될 때 내외 도민 5,000명(버스 동원 100대)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비상대책 궐기 대회를 주도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애향신문 발행, 애향상 시상, 장학사업(매년 고등학교 졸업생 50명에게 2억 원 지급), 출향 도민 초청 행사, 총선·지방 선거 출마자 초청 화합 교례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개발, 인재 육성, 향토문화 창달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신석정_ 그래, 고향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나라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윤석정_ 그러믄요, 선생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요.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우리나라에서 계속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선생님 우리 함께 두 손 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