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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산책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영은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8월 6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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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톱풀이 비켜선 오솔길을 걸었어
파죽지세로 돌진하는 나무들 틈새로 하늘이 조금 물러났어 
숨어버린 하늘에 우리 함께 매달려 볼래?
그리고, 음… 별꽃 인삿말은 늘 앙탈스럽지
눈치만 보던 햇살이 어느새 벤치에 턱 걸쳐앉았네
네가 가지고 싶은 건 잘 구워진 달항아리 같은 사랑
함부로 인생을 꾸짖지 마
만남은 언제나 헛된 거야
묵언수행에 든 고요를 실개천이 마구잡이로 휘덮었버렸네 
고요, 얼마나 깔끔한 이별이겠니
너무 버릇없는 그리움의 조각을 잘게 부수며
홀연히 사라지진 마
너는 언제나 비켜선 하늘을 그리워하니까
금낭화, 패랭이보다 웃자란 꽃들은 패배를 모르지 
뻐꾹새 까치도 목이 쉬었어
혹시 바람이 오거든 붙잡지 마
늘, 그렇게 스치는 인연인 걸
내가 사랑을 데리고 갈게
우리 함께 공원을 찢으며 울어 버릴까 
왔다가 기척도 없이 가버리는

아직 기다린다고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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