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8월 6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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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맑은 물줄기 하나
태백의 품속에서 첫 숨을 쉬며
돌과 흙 사이로 길을 낸다
그 비치는 여울마다 역사가 흐르고
물안개 속에 오래된 꿈들이 비친다
신라의 배는 바람을 품고
고구려의 말은 강을 건너며
백제의 노래는 물 위를 떠다녔다
강변에선 피와 땀이 섞인
민초들의 이야기가 바람에 실려
누군가의 오늘이 되었다
사라지는 왕조의 그림자
그 아래 묵묵히 흐르던 강은
다시금 새벽의 별을 품고
내일로 흘러가며 다짐한다
물결 위에 새겨진 것은
패망이 아닌 영원이다
이제, 강변의 흐름 속
도시의 빛은 달빛을 담아 강을 물들이고
삶의 풍요로움이 하늘을 비춘다
마시는 물 한 모금 속에
천년의 기억을 담고 흐른 강물 속에
오늘의 꿈이 다시 태어난다
한강은 멈추지 않는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끝없는 여정 속에서
그 자체로 시가 되고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