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9월 6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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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리가 허리를 숙인 자리에
가나다라마바사 씨앗이 굴러떨어집니다
철제 날개가 노래하는 오늘
디젤의 한숨이 운문을 일구지요
흙의 숨소리가 타자기 건반을 밀어
모음들은 뿌리내리고
자음들은 돌멩이를 삼킵니다
기어가 돌아가는 속도로
줄 바꿈의 깊이가 정해져 갑니다
트랙터 유리창에 맺힌 햇살이
시제를 바꾸는 손길이 되고
유압 장치가 쉼표를 눌러
농경지 계절의 띄어쓰기
밤새 쟁기질한 종이 위에
고구마 덩굴 같은 문장이
푸른 잉크를 타고 올라
새벽이슬에 각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