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1
0
찻잔 움켜쥔 푸른 산맥을 본다
나는 백두대간 속 대한 사람
동란에 깊은 산속 숨어 지낸
할아버지 혈맥이 푸르게 이어져 솟았는가
두 손 모아 찻잔 감싸면
양쪽 푸른 산맥이 불끈 일어선다
이쪽과 저쪽 사이
죽은 강물 같은 커피 비워내며
꽃사슴 푸른 산맥 오갈 수 있기를
산허리 박힌 가시 뽑히기를
울룩불룩 솟은 혈맥이 만든 푸른 길로
할아버지 광목 저고리 펄럭이듯
흰 새 떼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