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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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을 기다리던 아이는
하얗게 피어나는 꽃잎을
살포시 눈망울에 담았지
담장 너머 휘어진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살구
골목길을 굴러
달콤한 향기를 퍼뜨린다
치마폭에 담긴 노란 살구알
소녀의 숨결까지 익어가던 여름
소낙비에 젖어
디딤돌 틈에 점점이 굴러가던
살구 몇 알
달큰한 향기 속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던
그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