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가을호 2025년 9월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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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고
왕래해야만 좋은 계절 사람 마음
오는 데 가는 게 없으면 다음이 없고
가는 데 오는 게 없으면 거리가 멀어진다
상하 고저 전후 내외 주야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어야
둘 다 존재 가치가 높아지지만
혹여 분리되면 사라질 일만 남게 된다
그리움 연민 동정 애증 사랑
설레고 간절하지만 낯설고 밉기도 한 것
식을 때가 있고 마를 때도 있지만
차라리 식을지언정 마르지는 말자
식은 것은 금세 데울 수 있어도
마른 것을 적시려면 눈물이 넘쳐야 하고
아픔을 삼키고 세월도 견뎌야 하니
사랑하는 그대여, 겨울이어도 마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