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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소리

한국문인협회 로고 신윤선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0월 6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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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소리는 기쁘고 행복한 소리이니 클수록 좋다. 짝짝, 짝짝짝! 내가 보낸 박수는 배가 되어 다시 내게 돌아오는, 약속을 꼭 지킨다는 걸 믿는다.
얼마 전 협회 정기총회가 있었다. 요즘은 협회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참석하는 연령대는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젊은 사람들은 사는 게 바쁜 세상이다 보니 당연한 모양새다.
이번 총회는 소박하지만, 우아한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었다. 원형 테이블에 종이컵 대신 일회용 와인잔으로 놓고, 떡과 간식도 개별 포장으로 예쁜 접시에 정갈하게 담아냈다. 과일도 개인 컵에 담았다. 그리고 테이블 중앙에 꽃으로 장식했다.
테이블 센터피스 하나에 회원들은 들어오면서 감탄의 말과 대접받는 기분이라고 좋아했다. 신화환 장식과 센터피스는 행운권 추첨을 통해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니 환호성이다.
식이 시작되고 등단상과 출판 기념패 증정식으로 축하 분위기가 고조된다. 애썼다는 덕담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이어서 문학상 시상식이 다가왔다. 조용하고 무언의 눈 맞춤과 다소 긴장감이 흐른다. 기대감의 눈이 반짝이고 새침함으로 말도 아낀다. 곧이어 호명되고 단상에 올라와 상패를 든 사람은 환해진 얼굴에 목소리 톤이 흥분과 섞여 떨린다. 그러나 박수 소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짝짝 무딘 소리와 쩝! 하는 소리가 내 귀를 긴장시킨다.
이어 웅성거리고 수군대는 소리로 장내는 잠시 안개 속으로 가려지려 한다. 그 틈새를 놓치면 소란스러움에 밀릴까 봐, 서둘러 마이크를 꽉 잡고 마른침을 삼키며 축하의 말을 이어간다.
“보내주신 원고는 모두 훌륭한 내용이었다. 단, 그 글을 읽고 심사하는 사람의 성향이나 색깔에 따라 선택되고 안 되고의 미세한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상을 기대했던 사람들 마음에 전달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상을 받았을 때 느꼈던 경험을 떠올리며 애라는 걸 써본다. 그때 정말 이 사람은 기뻐해 줄 거라고 믿었는데 아무 말이 없었고, 오히려 기대치 없던 주변 회원들이 진정으로 축하해 주었던 기억을 전달한다. 수필집을 출간했을 때도 정말 애썼어, 수고했어, 책 잘 나왔다고 격려해 줄 거라고 믿었는데 그 사람은 책을 받았다는 연락도 없었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이란? 하면서.
타인이 상을 받았을 때 진정으로 축하의 박수를 장내가 떠나갈 정도로 크게 쳐 주고 호응해 주면, 그 소리가 부메랑 되어 내게 돌아온다는 체험을 한 내 소견을 아주 찬찬히 또렷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끄덕이는 모습에 용기가 돋아 한마디 보탠다. 내년도 있고 후년도 있으니, 건필로 문학상에 도전해 보자는 응원을 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다행히도 긍정적인 사람들의 마음과 내년을 기약하는 사람들 덕분에 큰 박수로 총회는 잘 마무리되었다.
내가 보낸 박수 소리는 내가 받을 박수를 저축해 놓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되었다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 오늘. 나는 정말 타인에게 아낌없는 축하 박수를 보냈던가. 자신을 돌이켜 보며 내키든 안 내키든 축하할 일이 있다면 진심으로 힘찬 박수를 보내줄 준비를 해본다.
마음의 연습이 잦으면 그 또한 습관되어 밝고 크게 웃으며 ‘정말 축하해’ 사심 없는 실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말이다. 짝짝,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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