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2월 6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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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관람석으로 날아온
파울 볼 주워 보니
겉가죽에 기워 놓은
백여덟 매듭
실밥이 도드라져 보인다
약간은 닳아버린 봉제선(縫製線)이지만
한 땀 한 땀 꿰맨
속 깊은 다짐
장인(匠人)의 손끝에선 명품이었다가
투수의 빈주먹을 먹여 살리고
이제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왔는데…
어릴 때
장난치다 상처 난 곳에
꿰맨 실밥 아문 자리가
불현듯 아려 온다
인생은
흉터를 남기더라도
실밥이 터질 각오로
전력투구해 보는 일
오늘은 야구공 하나에서
밥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