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7
0
동구 밖 커다란 나무 밑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세상 이야기를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는다
객지에 사는 자식들
연락 오지 않아도
근심 걱정 기쁜 일
이야기하다 보면
하루 해가 짧다
지나가는 바람도 새들도
심지어 높게 떠 있는
구름까지도
귀를 쫑긋거리며 지나가다
궁금해 듣는다
사람의 그늘이란
그 사람의 그릇만큼
그릇이 되고
본인도 어쩌구 저쩌구
그 그릇을 닮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