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3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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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갈피에 끼워졌던 상념들이
가을의 화지(畵紙) 위에
그리움으로 상감(象嵌)된다
알맞은 구도 위에 밑그림이 그려지고
물감의 농묵 따라 번져 가는 나의 생각
그 아름다운 언저리에서
조용히 꿈꾸고 싶은 내 영혼의
작은 흔들림
투명의 색감 속으로
산국화가 피어나고 철새가 날아오고
온갖 사물의 형상들이
화폭 속에서 살아난다
오랜 시간을 숙성시켜
이제사 받아보는
느린 우체통 속의 우편물처럼
가을은 그리움에 젖은 그림엽서 한 장을
전해주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