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봄호 2026년 3월 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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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강변의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조금은 달고 조금은 쓴 커피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네 인생과도 닮았습니다
강물을 몰고 온 바람이
작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있고
딱히 갈 곳 없는 새 한 마리
멍하니 졸고 있습니다
나는 구석에 앉아 커피가 식어 가는 줄도 모르고
커피에 멍 때리고 있습니다
강변의 풍경은 자는 듯 조용한데
멀리 차 소리가 지친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갑니다
강물은 손짓하듯 물결 일렁이면서
앞산의 새들과 즐겁게 소곤대고
나는 삶의 언저리에 묻은 지난 추억들을 생각하며
오후 한때를 이렇게 멍하니 보내고 있습니다
멍 때리기도 어쩜
그리움을 이겨내는 몸짓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