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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궁항아(月宮姮娥) ——왕벚꽃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수진(제천)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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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어느 봄날
왜국(倭國)인 당신 나라에
소메이요시노(染井吉野)*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된 
연분홍빛 왕벚꽃이 만개하고 있다면
그대들의 국화라고 호들갑 떨지 마라

 

또한 당신네와 닮아서
당신의 나라에 많이 핀다고?
웃기지 마라

 

그 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라는 
침략자의 거대한 이름 앞에
강제로 유린당한
탐라국의 월궁항아*가 아니던가

 

더더욱 착각하지 마라 
시절이 다시 돌아와
집단으로 몰려 가는 것은

 

은밀한 유혹 때문도 아니다
화려한 매혹 때문도 아니다
달콤한 현혹 때문도 아니다

 

오로지, 불공대천(不共戴天)의 원한을 품고 
구천(九泉)에서 떠돌고 있을
징용과 공출의 무덤 속으로 사라져간 
조선의 혼령들을 달래기 위함이다

 

월궁항아여!
그대 이름이 무슨 죄요
*소메이요시노: 왕벚꽃의 일본 이름으로 원산지가 우리나라 제주도(옛 탐라국)로서 조선 침략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서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벚꽃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알려짐.
*월궁항아: 전설에서, 달에 있는 궁에 산다는 선녀로서 견줄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절세미인을 일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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