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6월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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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햇빛이 들어오는 늦은 오후
어머니는 젖은 행주를 접어두다 소파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열린 창문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들려오고
오월은 바람에 섞여 잡안으로 들어온다
어머니의 얼굴 위로는 따스한 햇빛 한 조각이
하얀 꽃잎들처럼 가볍게 내려앉고
하얀 새가 잠시 쉬었다 날아간 어머니의 곁은
희게 번지는 찔레꽃처럼 어느새 조용히 만개해있었다
붉고 빛나는 색들을 내려놓은 채로
항상 같은 자리에서 하루를 살아내는 어머니
끝없이 쌓이는 설거지와 빨래 사이로
세월은 푸른 하늘을 두고 지나왔다
찔레꽃 향이 골목 끝까지 피어나던 저녁을 기억한다
가족들을 위해 차리던 단란한 밥상
언제나 깨끗이 정돈된 조그만 부엌
부르튼 손끝에서는 가장 수수한 사랑의 향이 불어왔다
비록 소박할지라도 찔레꽃은 가시가 있는 장미과라는데
수수한 모습인만큼 더 큰 향이 피어난다고 한다
따스한 빛 아래 잠든 어머니의 새하얀 얼굴은
어느새 순수한 들장미들로 뒤덮혀 있었다
찔레꽃 향은 푸른 바람에 섞여
어머니의 머리칼을 간지럽히고
꽃잎처럼 가냘프고 가벼운
오월의 봄날은 만개를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