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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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부서지는 밤
검은 현무암 위로
잠든 파도 귓전으로
1948년의 모래알이 스며든다
산등성이가 삼키는 새벽
까마귀 한 마리 붉은 체온으로
전봇대 높이에서 폭격을 재현한다
우리 집 창틀에 걸린 빨랫줄에
할머니의 이빨 일곱 개가
바람에 타는 구리 종소리
우산 챙처럼 접히는 세월
습곡 지층 사이로 찢겨 나온 실루엣
그들이 남긴 유일한 흔적은
바람에 날리는 눈꺼풀의 떨림
밤하늘의 별자리가
흙 속에서 파낸 총열을 닮은 밤
우리는 침묵의 지문을 남기고
현무암의 주름진 얼굴에
새로운 이름을 수혈한다
바다가 책장을 넘길 때
한 장씩 찢겨 나가는 푸른 핏자국
그 위에 서린 이슬이 목청을 돋군다
역사여 역사여 망각이여
*제주4·3사건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