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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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넷째 주 토요일이면 하늘이네 집은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해서 양로원을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엄마, 지난번엔 참치김밥을 했으니까 오늘은 김치김밥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매운 걸 못 드실 텐데 괜찮을까?”
엄마는 어르신들이 매운 걸 못 드실까 봐 걱정이 되었어요.
옆에서 햄과 달걀, 맛살 부스러기를 주워먹던 동생 가을이가 대답했어요.
“김장할 때 매운 보쌈 드실걸 봤어요. 매운 것도 잘 드시던데요.”
가을이의 한 마디에 엄마는 김치김밥을 싸기로 결정했답니다.
김치를 송송 썰어서 참기름에 살짝 볶아 햄, 맛살, 단무지, 우엉, 시금치를 넣고 김밥을 쌌어요.
이렇게 여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니 맛있고 풍성한 김밥으로 변신했네요.
“야, 맛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잘 드실 것 같아요, 너무 맛있어요.”
하늘이가 제일 좋아하는 김치김밥을 쌌기 때문에 날아갈 듯이 기뻤어요.
김밥, 샌드위치, 야쿠르트, 바나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간식이랍니다.
5월에 핀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차를 타고 1시간 남짓 가니 드디어 양로원에 도착했어요.
오늘은 스포츠댄스를 배우는 날인가 봅니다.
쿵짝쿵짝 리듬에 맞춰 춤추는 소리가 마당 밖에까지 들려오네요.
가을이는 노래가 신이 나 현관문을 살며시 열고 구경합니다.
“킥킥, 언니 저 할머니 좀 봐, 저기 빨간 모자 쓴 할아버지를 좋아하시나 봐 킥킥.”
“그러게, 두 분이 손잡고 빙글빙글 돌고 계시네.”
스포츠댄스 수업이 끝나자 하늘이와 가을이는 평소에 자주 찾아뵌 강원도에서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두 분은 부부인데 자식이 없고 모실 분이 없어서 이곳까지 오시게 되었어요.
하늘이와 가을이는 친가나 외가 쪽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계셔서 이 두 분에게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요.
“아이고, 우리 하늘이와 가을이 왔구나. 그동안 더 많이 컸네.”
하늘이 엄마는 집에서 준비해 온 간식을 하나하나 꺼내셨어요.
“이건 할머니가 좋아하신 김치김밥, 이건 할아버지가 좋아하신 샌드위치예요. 우리가 직접 만들었어요.”
가을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랑을 했어요.
“아니, 이걸 너희들이 만들었단 말이냐?”
할아버지도 깜짝 놀라셨어요.
“네 할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드리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우리가 쌌어요. 참,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꼭 들어주셔야 해요?”
하늘이는 큰 기침을 한 번 하고 나서 말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다음 주 토요일에 학교에서 가족 동요대회가 있는데 아빠가 출장 때문에 참석 못하신대요.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대신 참석하셔야 해요.”
김밥과 샌드위치를 맛있게 드시고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셨어요.
“가족 동요대회라고?”
“네, 우리 하늘이가 꼭 참석을 하고 싶은가 봐요. 근데 아빠가 안 계셔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저 녀석이 두 분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네요.”
가을이가 그런 부탁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지 엄마도 놀라는 표정을 하시네요.
“걱정 마라, 우리도 쓸 곳이 있어 힘이 생기는구나. 근데 무슨 노래를 부를 거니?”
“<네잎클로버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같이 해 주신다는 얘기를 듣고 하늘이도 힘이 생겼어요.
하늘이와 가을이는 두 분에게 노래를 불러 드렸어요. 그리고 양로원 선생님께 특별 부탁을 하고 갔어요.
드디어 동요대회 날이 다가왔어요.
많은 가족들이 참석해 행사장이 북적북적하네요.
“우리 늙은이가 잘할지 모르겠구나. 기억력이 떨어져 가사를 잊어버리면 어쩐담.”
“너무 걱정 마세요.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엄마는 어르신을 안심시켜 드리고 편안하게 하실 수 있도록 위로해 주셨어요.
어,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할아버지는 하모니카를 연습해 오시고 할머니는 단소를 연습해 오셨네요.
1절은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간주할 때 하모니카와 단소 연주를 하셨어요.
보는 사람들이 “와, 할머니 할아버지 멋지다. 하늘이네 가족 짱이다. 멋있어요” 하고 노래가 끝나자 모두 기립박수를 칩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상식이 시작되었어요.
“가족 동요대회 대상입니다. 두두두두∼, 영광의 대상은 <네잎클로버>를 부른 하늘이네 가족입니다.”
하늘이는 엄마를 부둥켜안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립니다.
가을이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둥켜안았습니다.
“할머니, 이젠 두 분이 우리 가족이에요. 우리랑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요.”
“그래, 우리도 이젠 가족이 생겼구나. 가족 동요대회가 우리에게 행운을 선물했어.”
오랜 세월 외롭게 살아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는 하늘이네 가족이 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기도를 했어요.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보람으로 대상을 받은 날, 행운을 선물로 준 네잎클로버를 앵콜로 부르며 손을 꼭 잡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