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8월 6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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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이 자동으로 열리더니 창문을 통해 햇빛이 들어온다. 알람 소리가 울린다. 침대에 있던 호연은 몸을 뒤척인다. 알람 소리가 한 번 더 울리지만 그대로 있다. 호연이 못 일어나자, 마리의 소리가 들렸다.
“지금 일어나야 할 시간입니다.”
침대는 자동으로 반 접히더니 앉은 자세로 바뀌었다. 이제야 눈을 뜬 호연이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마리, 오늘 아침은 뭐야?”
마리는 커피와 토스트라고 말한다. 호연은 에어 키친이라는 기계에 빵과 계란, 야채 등을 통에 넣는다. 에어 키친은 작동하더니 먼저 커피부터 내려졌다. 빵은 자동으로 구워져 야채와 계란이 양념에 섞여 토스트가 되어서 나온다. 호연이 커피를 마시며 토스트를 한입 베어 먹는데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마리는 오늘의 스케줄을 브리핑한다. 호연은 토스트를 먹은 뒤 샤워실로 들어갔다. 실내에는 사람 모양으로 생긴 관이 있었다. 호연은 옷을 벗고 그곳으로 들어가 눈을 감았다. 관이 닫히더니 물이 흘러나왔고, 그다음에 비눗물을 적신 수건이 나와 몸을 닦았다. 물이 다시 나와 몸에 묻은 비누를 씻었다. 머리는 이미 샴푸를 한 상태였다. 호연의 몸을 건조시켜 말리자 감쪽같이 물기가 없어졌다. 호연은 나와서 옷장을 열자, 마리가 코디한 건 체크 남방에 재킷과 청바지였다. 그대로 입고 귀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집을 나와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호연이 살고 있는 곳은 1인 가구 전용 아파트였다. 호연이 자기 차 앞으로 가자 자동으로 시동이 걸렸다. 차에 타고 마리에게 ‘회사로 가줘’ 얘기하자, 마리의 대답과 함께 기어가 자동으로 들어가면서 자율 주행이 시작되었다. 호연은 핸들만 잡고 있을 뿐 알아서 운전해 줬다. GPT 유토피아라고 크게 쓰인 큰 건물이 보였다.
GPT 유토피아는 모든 전자제품이 AI 기반으로 연동되어서 AI가 인간 대신해서 모든 걸 해주었다. GPT 유토피아는 전 세계 AI 시장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서 노동시장도 책임을 지고 국가도 의존하고 있었다. 전 세계 70%의 모든 생활이 AI화 사회로 변하였다. 태어날 때부터 개인 AI 생성이 되어서 함께 생활한다. 그렇지만 아직 GPT 유토피아가 미치지 않는 곳도 있다. 몇몇 소도시나 시골은 AI화 사회를 거부하고 전통을 지키며, 자기들끼리 모여서 사는 곳도 있다. 국가는 자율성을 줘, 그들의 사는 방식을 존중해 주었다. 호연은 그런 도시나 마을의 AI 홍보 일을 하고 있었다.
호연이 사무실로 들어서자 시끌시끌했다. 옆자리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은제 씨가 아기를 가졌다고 하네요.”
사무실 직원이 말했다. 호연도 축하한다고 전해 줬다. 사람들은 은제 씨에게 남편은 있냐고 물었으나 없다고 말했다. 출산 후 재택근무를 하면서 자신의 AI가 대신 근무하기로 결정되었다.
어느 날부터 개인주의가 발전하면서 결혼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 동거로 살거나 혼자 산다. 원하면 자연 임신하거나 대리모나 시험관을 통해 자식을 얻어서 키울 수가 있었다. 더 이상 나라에서도 권장하지 않는다. 결혼은 이제 부수적으로 여겼다.
호연은 마리에게 커피를 타 달라고 했다. 사내 탕비실에서 자동으로 커피가 내려지자, 마리는 이어폰으로 커피가 다 되었다고 알려줬다. 커피를 가져온 호연이 책상에 앉아 쇼핑을 하려고 검색을 시작했다. 호연이 옷을 사려고 결제 버튼은 누르는데 마리가 안 된다면서 결제 정지를 걸었다. 현재 쓸 돈이 부족하다며 다른 날짜에 구매를 요청하였다. 호연은 하는 수 없이 창을 닫고, 재산 현황이 어떤지 물었다. 마리는 곧바로 사무실 컴퓨터를 통해 재산 목록과 함께 들어올 금액과 꼭 써야 할 금액, 투자 현황 등을 한꺼번에 보여줬다. 호연이 말했다.
“요새 많이 쓰긴 했네.”
온 세상이 화폐 대신 한 가지의 코인으로 대체되었다. 코인마저 AI가 수입, 지출 및 투자 등을 관리해 주고 있다.
이때 마리가 말했다.
“홍보용 포스터 만들 시간입니다.”
마리는 컴퓨터 화면으로 몇 가지 포스터를 보여줬다. 호연은 괜찮은 게 있었지만 마음에 든 게 없었다. 고민하다가 문득 생각나 마리에게 명령하였다.
“별이 빛나는 밤을 배경으로 홍보 포스터 만들어줘.”
마리는 만들어서 보여줬다. ‘창의적이고 미래를 함께 GPT 유토피아’ 문구와 함께 인간 얼굴이 나와서 화려한 도시 느낌으로 표현하였다. 호연은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리는 다르게 만들지 물었다. 호연은 좀 더 자세한 프롬프트를 넣어 보려고 했지만 생각이 안 났다. 마리는 이것만 회의 때 가져가면 안 될 것 같으니 영상 넣어서 추가로 만들면 어떨까요, 의견을 내었다. 고민을 하다가 호연은 괜찮다면서 회의 때 발표하자고 했다. ‘띵동’ 소리와 함께 마리가 점심 도시락이 왔다고 알려줬다.
호연은 식당으로 가서 도시락을 받았다. 오므라이스였다. 마리는 식성과 영양 통계를 바탕으로 주문했다. 영양사와 식당은 사라졌다. 이제는 요리 공장이 생겨났고, AI를 통해 주문이 들어와 요리공장에서 만들어 배달했다. 외식은 분위기가 있는 장소에 분위기에 맞춰서 그릇과 음식이 배달되어 나온다. 회사에서 구내식당은 받아서 먹는 장소일 뿐이다. 혼자 먹기도 하고 같이 먹기도 한다. 호연은 귀찮아서 혼자 먹는 편이다. 사람들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AI와 소통이 되기도 하고 또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있어 소음을 없애기도 하고, 보청기 역할도 하였다. 식사 시간 후에는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거나 하며 모든 게 자유로웠다. 자동차 경주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호연은 마리의 스케줄에 따라 회의실로 갔다. 팀장은 새로운 홍보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팀원 한 명씩 발표하였다. 동료가 자신감 있게 발표하는 모습을 본 호연은 긴장되었다. 그는 발표를 많이 해보질 않았다. 태어나면서부터 마리에게 의지를 한 편이었다. 동료의 자료를 보니 자신의 자료가 너무 간단해 보였다. 발표마다 칭찬 일색이었다. 호연의 차례가 되어 쭈삣쭈삣 걸어 나갔다.
“제가 만든 홍보 포스터는….”
오전에 작업한 포스터가 나왔으나 말문이 막혔다. 호연이 머뭇거리자 마리가 나서서 발표를 하였다. 호연은 멍하니 구경만 하였다. 팀장의 표정이 어두웠다. 끝날 때까지 호연은 아무 말도 못했다. 팀장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세상은 변했어도 잔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호연은 회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갔다. 시간이 지나 팀장은 마리를 통해 호연을 호출하였다. 팀장은 호연이 보이자 한동안 말이 없었다. 한참 있다가 입사한 지 얼마나 되었냐고 묻자, 1년 되었다고 호연이 답했다. 팀장은 한숨을 쉬더니 일이 늘지가 않아 새로운 일을 줄 테니 해보라고 했다.
“A시에 가서 영업을 해보는 게 어때?”
영업 사원은 따로 있지만 때론 홍보팀에서 간혹 영업을 하곤 했다. 팀장은 이번에 영업을 해보면 스킬이 늘어날 수 있으니 내일 A시로 출장을 가라고 했다. 함께 갈 사람 한 명 붙여줄 테니 같이 가라고 전달하면서 이어폰을 누르고 말했다.
“주희 씨 잠깐 들어와요.”
여자가 들어왔다. 팀장은 호연과 함께 A시로 영업을 가라고 시켰다. 주희는 부사수로 가본 적이 있었지만 사수로는 힘들다고 의사를 밝혔다. 팀장은 이번이 또 다른 기회라면서 실패해도 상관없으니, 경험을 쌓으라고 말했다. 주희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가겠다고 했다. 팀장은 호연에게 이번에 갔다 오면 좀 더 일을 배울 수 있다며 위로했다.
호연은 사무실로 돌아와 자기 책상에 앉았다. 영업이란 생각에 머릿속은 까마득했다. 인턴으로 들어와 홍보팀에 근무하면서 영업을 해본 적이 없었다. 1년 다 되어 가지만 홍보팀에서 몇 명이 영업하러 내려가는 건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이 낙후된 지역에 가서 생활 방식이 달라 영업하기가 힘들다는 얘길 들었다. 마지막으로 좌천되는 게 영업사원이다. 호연은 A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아직도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AI 보급이 반반이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호연은 이런데 가서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 어쨌든 사수가 가니 바람 쐬러 간다고 생각하였다.
호연은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헌팅 포차를 예약해달라고 하자, 마리가 말했다.
“오늘 교배하는 날입니다.”
S시는 무조건 한 달 한 번은 교배를 해서 정자와 난자를 자동으로 채취해서 생명 은행에 주면, 돈을 받는다. 그걸 보관했다가 자식을 원하면 남자든 여자든 아이를 가지게 될 수 있다. 남자는 대리모를 통해 자식을 받을 수 있다. 대리모 해주는 알바도 있다. 자식을 키울 경우 지원금이 나와서 혜택이 많다. 나라에서는 이렇게 해서 인구를 유지하였다. AI가 다 해주는 시대라서 교육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AI 동의를 받고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다들 신경 쓰지 않는다. 이렇게 변화하다 보니 성폭력이 사라졌다.
호연은 한꺼번에 처리하자고 했다. 퇴근하고 포차에 갔다. 혼자 술을 마시며 두리번거렸다. 여기저기서 바쁘게 남녀가 테이블로 이동한다. 호연 자리에도 몇 명이 다녀갔지만 잠깐 앉았다, 갔다. 홀로 술을 먹고 있는데 주희가 들어오는 걸 보고는 시선을 피했다. 그녀도 혼자 온 듯했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치자 서로 못 본 척하였다. 호연은 혼자 술을 먹으면서 취기가 올라왔다. 마리가 귓속말로 주희의 외모와 성격 등을 칭찬하면서 가라고 꼬드겼다. 호연이 머뭇거리자, 마리는 주희의 AI인 아이언맨에 말을 걸었다. 주희는 싫지 않은 내색을 하면서 호연에게 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둘은 더 마시려는 데 두 AI가 말려서 일어섰다. 둘은 가까운 모텔에 가서 방을 잡았다. 술 취한 목소리로 주희가 말했다.
“내일도 일찍 나가야 하고, 합방 말고 침대 관계 맺죠. 난 그게 더 좋던데.”
호연도 끄덕였다. 침대가 반으로 나누어지더니 한 침대가 2개의 관처럼 바뀌었다. 둘은 하나씩 들어갔다. VR 헤드셋을 얼굴에 착용하고 누웠다. 옷은 스스로 벗겨졌다. 그러고는 둘 다 가상 세계로 들어갔다. 서로 탐닉하면서 숨이 거칠어졌다. 그러면서 신음도 커졌다. 벌벌 떨다가도 몸이 휘어지기도 하였다. 거친 소리와 땀 냄새만 진동하였다. 시간이 지난 뒤 서로 큰 소리를 내면서 끝이 났다. 조금 쉬다가 주희가 먼저 나와 샤워하러 화장실로 갔다. 호연은 녹초가 된 채 누워 있었다. 자동으로 가운이 입혀졌다. 주희가 다 씻고 나오자, 호연이 나왔다. 이때 채취된 정자가 병에 봉인된 채 나왔다. 호연은 그것을 가지고 냉장고 얼음 칸을 열었다. 정자 놓는 칸과 난자 놓는 칸이 나뉘어 있었다. 거기에는 몇 개 더 병들이 꽂아져 있었다. 호연은 자길 걸 거기에 놓았다. 주희도 마찬가지로 넣었다. 문을 닫자. ‘띠링’ 소리가 났다. 주희가 호연 옆으로 가 핸드폰을 보고는 웃었다.
“겨우 그거 받았어요.”
호연은 그 금액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주희는 자신이 받은 걸 핸드폰으로 보여주며 자랑했다. 호연이 샤워하고 나오자, 주희는 자고 있었다. 그 옆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
다음 날 아침 둘은 일어나 옷을 입고 모텔 밖으로 나갔다. 차를 끌고 주희네 집에 먼저 들렀다. 10분 만에 옷차림과 화장이 바뀌었다. 트렁크에 짐을 실었다. 그다음에 호연의 집에 들렀다. 집에는 이미 캐리어가 나와 있었다. 차 있는 곳으로 내려가 운전대에 앉아서 A시로 출발하였다. 가는 시간 동안 호연은 A시에 관해서 물었다. 주희는 이틀 정도 머물렀었고 P시로 갔다고 말했다. 호연은 어땠는지 물었다. 거기는 지금 가는 곳보다 멀고, 지금 살고 있는 S시와 비슷하였지만, 중심가는 생활하는 곳처럼 되어 있지만 외곽으로 가면 언뜻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생활하는데 매우 불편했다고 답했다. 덧붙여, 머문 곳은 중심지라서 똑같다고 말했다. 호연은 그 말을 듣고는 기대가 되었다. 2시간가량 달려서 A시에 초입에 도착하였다. 마리가 말했다.
“먼저 모든 걸 완충해 주세요. 혹시 산골로 들어가면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전소에 들려서 환전해 주세요. 여기는 코인을 사용 안 합니다.”
호연은 마리의 말을 듣고는 먼저 충전소에 들렀다. 충전하는 동안 거리를 둘러보았다. 동네는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었다. 건물들은 낮고 차는 많지 않았다. 호연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태어나서 지방이란 곳을 처음 와봤다. 학창 시절에 보고 듣기만 했다. 뭔가 신기하고 새로웠다. 자동차 워치, 이어폰을 완충하고 다음 환전소로 갔다. 공식 화폐는 코인이지만 지방마다 지역화폐가 발달되었다. AI가 없는 곳은 지역화폐로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다. 마리의 지시에 따라서 지역화폐로 바꾸었다. 호연은 주희에게 지역화폐는 어디에 보관하는지 물었다. 보관할 줄 모른다고 하면서 주희가 자기 AI인 아이언맨에 물었다.
“환전소 옆에 봉투 있습니다. 거기에 담아서 쓰세요.”
둘은 돈봉투를 보니 신기했다. 모든 거래는 이체로 되는 세상이라 돈봉투가 없어졌다. 둘은 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차로 갔다. 주희는 아이언맨에게 다음 스케줄은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아이언맨은 숙소로 이동하라면서 마리에게 숙소 주소를 보내자, 자동차는 자율 주행으로, 그곳으로 갔다.
호텔 로비는 한산하였다. 다행히 여기는 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었다. 숙소는 한 공간에 침대가 두 개인 곳이었다. 화장실과 욕실이 하나뿐이었다. 주희가 씻는다면서 먼저 샤워실에 들어갔다. 호연은 주위를 보면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가구가 그냥 나무로 되어 있었다. 샤워실에서 주희의 ‘앗’ 비명 소리가 들려서 호연은 놀라 달려갔다.
“무슨 일이에요?”
주희는 호연을 보며 여기는 수동으로 씻어야 한다고 알려줬다. 호연은 나가면서 마리에게 어떻게 수동으로 씻어야 하는지 물었다. 마리는 자세히 설명해 줬다. 호연은 무척 귀찮았다. 집처럼 알아서 몸을 세탁해 주면 편한 데 불편한 생각이 들었다. 주희가 나오자, 호연은 들어가서 마리가 시키는 대로 먼저 옷을 벗고,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샴푸라고 쓰여 있는 걸 보고, 머리에 뿌린 후 물로 헹궜다. 비누칠하면서 바로 물로 씻었다. 수건으로 닦고 가운을 입은 채 나왔다. 마리는 여긴 세탁기가 없어서 바로 세탁할 수 없으니 따로 보관하라고 호연에게 말했다. 이때 주희에게 메일이 왔다. 블루투스로 메일을 읽게 했다. A지역 C동에 가서 체험 행사한 뒤 T촌으로 가서 사업 설명과 체험을 하라는 것이었다. 둘은 어리둥절했다. 호연은 발표한 게 생각나서 한숨이 나왔다. 둘은 아무 말 없이 그대로 호텔 방으로 갔다. 주희와 호연은 서로 말도 안 된다면서 투덜거렸다. 주희는 스트레스 쌓이니 뜨거운 밤을 보내자고 했다. 호연은 그거라도 해서 스트레스를 풀기로 마음먹었다. 서로 키스하려는 찰나 각각의 AI가 막았다. 둘은 이유를 물었다. 두 AI는 기구가 없고, 몸을 섞는다면 그때만큼의 도파민 분출이 안 되어서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 위험이 있다면서 게임을 하면서 풀라고 했다. 호텔에는 보드게임밖에 없었다. 설명을 듣고 해 봤지만 금세 흥미를 잃어 그대로 잠을 잤다.
알람 소리가 울렸는데도 둘은 인기척이 없었다. AI들이 귓가에서 시끄럽게 소리를 냈다. 그제야 둘은 일어났다. AI는 늦었다면서 둘을 재촉하였다. 그들은 마지못해 나갈 준비를 하였다. 주희는 화장 마스크를 쓰고, 침대에 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벗었더니 화장된 얼굴이 되었다. 둘은 차를 끌고 행사장으로 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A지역 체험장이었다. 겉보기에는 화려하게 만들었다. 담당자와 미팅을 했다. 주된 업무는 방문한 사람들에게 GPT 시스템을 체험해 주면 되는 일이었다. 주희는 GPT 프로그램을 프리젠테이션으로 설명해 주는 담당을 맡았고, 호연은 직접 AI를 체험해 주는 담당을 했다. 본사에서 온 사람이라고 깍듯하게 대해 줬다. 사람은 별로 없었다. 주희는 사람이 없을 때 아이언맨이랑 수다를 떨었다. 호연은 꾸벅꾸벅 졸았다. 그러다가 사람이 오면 하는 척했다. 지역 담당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호연은 한 아가씨가 오자 요리 기계를 설명하면서 시연도 시켜줬다.
“AI가 자동으로 식단까지 짜서 요리와 장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홀로그램으로 식단과 자동으로 장을 보는 것을 보여줬다. 그 아가씨는 갸우뚱거리면서 물었다.
“그럼 먹고 싶은 거는 못 먹나요?”
호연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말이 막혔다. 호연은 마리가 주는 대로 먹는 편이었다. 먹고 싶은 걸 말해 본 적이 없었다. 머뭇거리자 마리가 대신 말했다.
“영양표에 맞춰서 식단을 바꿔서 원하는 걸 먹을 수 있습니다. 영양표 초과할 경우에 그에 맞춰서 먹습니다.”
“먹고 싶은 걸 못 먹으면 무슨 재미야.”
아가씨는 투덜거렸다.
호연은 아가씨에게 요리 기계 사용법을 가르쳐 주면서 직접 해보라고 하였다. 아가씨는 샌드위치를 선택하면서 원하는 걸 눌렀다. 5분 만에 샌드위치가 나오자 신기해했다. 그러고는 한 입 먹더니 인상이 굳어졌다.
“뭐 이리 맛이 없어. 간도 안 맞추나.”
그 말에 호연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자 마리가 나타나서 샌드위치의 영양학을 설명하면서 소금을 최소화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아가씨는 이런 맛이면 굳이 기계를 안 사고 직접 만들어 먹는 게 낫다며 중얼거리더니 잘 구경했다면서 떠났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은 도시락이었다. 인근 H시에서 배달이 왔다. H시는 AI화 된 도시였다. 맛이 좋았다. 오후에는 더욱 사람이 안 왔다. 둘은 엎드려 자기 시작했다. 지역 담당자는 본사에서 온 직원이라 말도 못 하고 그대로 본사에 보고하였다. 하루 일정이 끝났다. 고생했다고 인사 나누는데 마리가 메일이 도착하였다고 말한다. 호연은 스피커로 메일을 읽게 했다.
부장은 화를 내면서 자러 갔냐면서 내일 T촌을 방문하는데 1주일 동안 갔다 오라고 하면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라고 명령을 내렸다. 둘은 충격이었다. 모레면 갈 줄 알았는데, 더 있어야 하는 게 너무 싫었다.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호연은 마리에게 여기 술집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마리가 추천하는 곳으로 갔는데 허름해 보이는 술집이었다. 주희는 지저분해 보인다며 아이언맨에 추천해 달라고 했다. 클럽을 추천하였다. 둘은 클럽에 갔다. 신나게 춤을 추며 맥주를 마셨다. 술에 취해 몽롱하였다. 계산하려고 하니깐 마리는 코인을 안 받는 곳이라면서 교환한 지역화폐로 계산하라고 했다. 금액을 들었는데 못 알아들어서 둘이 가지고 있던 지역화폐를 다 줘버렸다. 둘은 취해 비틀거리면서 호텔에 들어왔다. 침대로 올라가 그대로 뻗어 버렸다. 두 AI는 충전해 달라고 소리를 내었지만 둘은 깊은 잠에 빠졌다.
호연은 눈이 떠졌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췄다. 몸은 무거웠지만 싱그러운 아침이 느껴졌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호연은 마리를 불렀다.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워치랑 이어폰 핸드폰을 보니 모두 꺼져 있었다. 커튼을 여니 해가 이미 위로 떠 있었다. 주희가 슬금슬금 일어났다. 호연은 아이언맨이 어떤지 물었다. 이때 전화벨이 울렸다. 둘은 울리는 전화기를 쳐다보다가 주희가 눈짓을 보내자 어쩔 수 없이 호연이 전화를 받았다. 호연은 듣기만 하다가 곧바로 끊었다. 주희는 아이언맨도 꺼져 있다면서 무슨 전화냐고 물었다.
“체크아웃하라고 하네요.”
호연은 이렇게 말하면서 어리둥절하였다가 둘은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부랴부랴 나갔다.
다행히 차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시동을 켜자, 자동으로 무선 충전이 되면서 마리가 나타나서 말했다.
“오늘 부장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호연은 뭐라고 답했는지 물었다.
“이 지역에 적응을 못 해서 충전하는 법을 잊고 수면 취하는 바람에 전화 받을 수 없습니다. 시킬 일이 있으면 남겨달라고, 답했습니다.”
마리는 곧바로 부장의 지시된 사항을 말해줬다. 바로 T촌으로 가서 게스트 하우스에 머문 뒤 그 마을에서 사업 설명회를 한 뒤 계약을 해 오라는 것이었다.
둘은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도 안 되는데 뭘 꼭 해야 할 것이냐고, 둘 다 동시에 때려칠까 하는 말에 두 AI는 반대하였다. 이번만 잘하면 인센티브와 고가에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서 어르고 달래주었다. 설득당한 둘은 T촌으로 가기로 했다. 3시간 거리였다. 도시를 벗어나자, 비닐하우스가 쭈욱 보였다. 비닐하우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비닐하우스 지대가 지나자, 논이 크게 보였다. 호연은 실제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액정으로만 봤을 뿐이었다. 둘 다 ‘와’ 외마디를 외쳤다. 넓게 보이는 게 멋져 보였다. 이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부장님이었다. 호연은 마리에게 대신 얘기하라면서 거부하였다. 주희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통화를 거부하였다. 둘의 AI가 대신 받아서 해내겠다는 말만 남겼다. 이럴 때는 편했다. 평야 지대를 지나 작은 산들이 보이면서, 고개 위로 올라갔다. 도로는 괜찮았지만, 산밖에 안 보였다. 한참 지나고 산등성마다 마을이 보였다. 둘은 배가 고프다면서 맛집 검색을 해달라고 했다. 맛집은 없고 마을 가기 전에 식당 하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호연은 마리에게 일단 거기로 가자고 했다. 10분 뒤 식당 앞에 멈추었다. 둘은 내렸다. 식당은 허름해 보였다. 마리는 지역 화폐를 챙기라고 했다. 호연은 챙기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장이 나오더니 물과 함께 인원수를 물었다.
“둘이요. 뭐가 맛있어요?”
호연이 대답했다. 주인장은 백반밖에 안 된다면서 휙 나갔다. 식당은 지저분해 보였다. 먼저 반찬이 나왔는데 이 모습이 신기하였다. 수동으로 밥을 주는 모습이 TV에서나 본 듯했다. 생선구이와 밥과 국이 나왔다. 국물을 떠먹던 주희가 캑캑거렸다. 호연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주희는 국이 너무 짜다는 것이었다. 호연도 먹었는데 국물이 짰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짰다. 둘은 속이 더 쓰렸다. 먹는 둥 마는 둥 몇 숟가락 떠먹고는 이내 일어났다. 호연은 지역화폐가 어제 다 쓴 걸 이제야 기억이 났다. 마리는 계좌이체가 가능해서 지역 화폐로 바꾼 뒤 계좌이체를 하고 다시 차에 타고 출발하였다. 주희는 이내 잠이 들었다. 호연도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였다. 마리는 귓가에서 잠들면 안 된다면서 시끄러운 음악을 흘려보냈다. 둘은 이미 잠들었다. 마리의 운전으로 도착하였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은 옛날 TV에서 보듯이 나무로 되었다. 프런트로 보이는 탁자로 가자 다른 방에서 프런트맨이 나오며 신발을 벗고 오라는 것이었다. 둘은 당황하면서 신발을 벗고, 신발장에 넣었다. 예약했는지 물었다.
주희가 말했다.
“GPT 유토피아 이름으로 예약했습니다.”
프런트맨은 둘을 뻔히 쳐다보더니 여기가 처음이냐고 물었다. 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프런트맨은 4인실이며 주방은 공용으로 사용하고, 밥값을 지불하면 대신 요리도 가능하고 화장실 샤워장 모두 공용이라 비어 있을 때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면서 사용서를 주면서 물었다.
“혹시 휴가로 오신 건가요?”
“출장 왔습니다.”
주희가 말했다.
S시에서 왔냐는 말에 그렇다, 라고 대답하였다. 차에서 짐을 가지고, 2층에 올라가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양쪽에 이층 침대 2개에 좌식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호연은 설명서를 봤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설명서 뒤에 QR을 스캔해서 마리에게 읽으라고 시켰다. 마리는 주절 읽었다. 싱글 2층 침대였다.
“여기서 뭘 하라고. 참나!”
주희가 투덜거리면서 부장님에게 전화를 연결하였다. 부장님 AI가 회의 중이니 메시지 남겨 달라고 말했다. 주희는 이제 도착했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따 답신을 준다면서 통화가 끝났다. 둘은 이제야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프런트에 물어보니 직접 해 먹으라고 연락이 왔다. 둘은 주방으로 갔다. 요리 기구가 보였지만 요리 기계가 안 보였다. 밥솥을 여니 밥은 있었다. 둘은 어떤 요리를 해야 할지를 몰랐다. AI에 물어서 시키는 대로 이것저것 만들었다.
호연이 먼저 밥을 한 숟가락 떴다. 맛있는 표정을 지었다. 호연이 반찬을 먹는 데 한 입 먹고, 뱉었다. 주희는 다른 걸 먹었지만 싱겁거나 짰다. 이때 프런트맨이 왔다.
“요리는 잘하고 계시나요?”
그러면서 젓가락을 가져와서 한입 먹어본다. 인상을 찡그리면서 S시에서 오신 젊은 분이라 요리를 못할 줄 알았다면서 해줄 순 없지만 원데이 클래스로 같이 만들어 준다면서 제안해 왔다. S시에서 여행객도 전통적인 방식을 체험하려고 많이 온다고 프런트맨이 얘기했다. 둘은 호기심이 생겨 받아들였다. 여기는 다행히 큐알로 결제는 가능했다. 프런트맨의 지시에 따라서 먼저 콩나물국을 만들었다. 씻는 거부터 물에 올려서 끊이는 것까지. 그다음엔 상추 겉절이를 만들었다. 주희는 콩나물국이 다 되었는지 냄비를 열려고 할 때 프런트맨이 말렸다. 지금 열면 맛이 사라진다면서. 1시간 동안 4개 반찬과 국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프런트맨은 김을 가져왔다. 참기름에 김을 발라서 소금을 뿌린 후 직접 구웠다. 이 모습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주희는 냄새를 맡았다. 좋은 냄새에 그대로 한 입 먹어봤다. 짭짭한 게 맛이 있었다. 모든 반찬이 맛있었다. 요리 기계가 만드는 맛과는 차원이 달랐다. 호연의 귓가로 마리가 요리 구성 내역을 물어봤다. 프런트맨이 만든 요리 레시피를 줬다. 호연은 핸드폰으로 스캔하였다. 하루에 먹을 소금 양을 이미 넘어서서 먹었으니, 다음부터 먹지 말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프런트맨이 말했다.
“하루 정도는 소금을 많이 먹어도 괜찮아요.”
호연은 괜찮은지 마리에게 물었다. 하루 정도도 안 된다면서 여기서 음식을 먹지 말라며 여기 배달 음식을 주문하겠다고 하였다.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지만 이 게스트 하우스는 배달이 안 되는 곳이었다. 주희는 부장님에게 연결하였으나 퇴근 중이라고 메시지가 왔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아이언맨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메시지를 남겨 놓을 테니 기다리라는 말만을 했다. 그냥 나가려는데 프런트맨이 잡았다. 설거지는 하고 가시라는 것이었다. 식기세척기를 어디 있는지 물어보니 없다는 답만 왔다. 둘은 멍하니 계수대의 식기를 보고만 있었다. AI에 물어보면서 자기가 먹은 것은 씻었다. 뒤에서 보던 프런트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할 게 없어서 방으로 들어왔다. 주희가 아래층 호연이 2층으로 올라갔다. 각자 게임이나 쇼츠를 보고 있었다. 둘은 말하지 않았지만, 씻는 게 불편해서 냄새 나도 참고 침대 안에서 움직이질 않았다.
호연이 먼저 일어났다. 워치를 보는 데 꺼져 있었다. 핸드폰도 마찬가지였다. 그대로 누워서 주희를 불렀다. 대답이 없었다. 호연은 일어나 이층에서 내려와 주희를 깨웠다. 일어난 주희는 워치와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꺼져 있었다. 주희는 일단 차로 가서 충전하자고 하였다.
둘은 차 안에서 졸면서 충전하였다. 어느 정도 충전이 되자 마리가 부장님에게 온 메일을 읽었다. 이곳 가가호호를 방문해 GPT 프로그램 이용 영업을 직접 뛰라는 내용이었다. 둘은 난감하였다.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다. 첫 번째로 게스트 하우스부터 하라는 마리의 말이 나왔다. 둘은 쭈뼛쭈뼛하며 프런트 앞으로 갔다. 둘은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이번엔 아이언맨이 프런트맨을 불렀다. 프런트맨이 나와서 무슨 일인지 물었다.
호연은 다짜고짜 말했다.
“GPT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호연은 말이 끊겼다. 주희를 툭툭 치며 대신 하라는 손짓을 하였다.
“GPT는 사용하면 편리하면서도….”
아이언맨이 말을 끊으면서 GPT 프로그램에 관해서 설명하였다. 프런트맨은 듣다가 끊으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압니다. 교육도 받았고 매달 영업도 오고요.”
그러면서 둘에게 GPT 없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줬다. AI 없이 한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둘은 호기심이 생겼다. 마리가 일의 방해가 되니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영업을 하도록 유도하였는데. 계속하자 짜증이 났다. 프런트맨은 꺼보라고 권유하였다. 둘은 워치 등 GPT 관련된 걸 껐다. 그러자 주희도 아이언맨을 껐다. 프런트맨이 말했다.
“GPT 세상은 편합니다. 저도 거기서 살다가 왔고요. 편하긴 한데 그들이 없던 시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없이 살아보니 오히려 더 편하더군요. 여행객들도 GPT 없이 살아보기 위해서 자주 옵니다.”
프런트맨은 일주일만 AI 없는 세상을 살아보라고 권유하였다. 힐링하고 돌아가는 분들도 많다고 하였다. 둘은 그 말에 혹해서 신청하였다.
프런트맨은 무엇을 하고 싶냐고 말하였다. 둘은 살면서 뭘 하고 싶은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머뭇거렸다. 이때 주희가 요리라고 소리쳤다. 호연은 운전을 하고 싶었는데 마리의 반대로 운전 못 한 기억이 났다. 그래서 운전하고 싶다고 하였다. 프런트맨은 일단 주차장으로 둘을 데리고 가면서 호연에게 수동 운전을 할 줄 아는지 물었다. 호연은 액셀과 브레이크 R, D, P만 안다고 말했다. 픽업트럭이 보였다. 프런트맨은 호연에게 운전석에 앉으라고 하면서 주희는 뒤에, 자신은 호연 옆 좌석에 앉았다. 프런트맨은 평소에 운전하듯이 하라고 시켰다. 호연은 기어를 D에 놓고 출발하였다. 빨라지자, 프런트맨은 천천히 가라면서 가는 길을 설명하면서 핸들링을 도와줬다. 밭에 도착해서 멈추었다. 호연은 자율주행이 아닌 직접 운전해 보니 짜릿하였다. 프런트맨은 밭에 있는 작물들을 설명하였다. 고추, 가지 등을 따다가 요리한다면서 채취 방법을 설명하였다. 둘은 직접 체험해 보니 재미있었다. 호연의 운전으로 게스트 하우스로 왔다. 처음보단 능숙하게 운전하였다. 재료를 주방으로 옮기면서 프런트맨이 말했다.
“오늘 요리는 콩국수입니다.”
둘은 콩국수를 먹어 본 적이 없었다. 프런트맨 지휘로 믹서기로 콩을 갈았다. 처음 돌리는 거라 넘치기도 하였다. 호연은 소면과 계란을 삶고, 주희는 밭에서 딴 오이를 씻고는 썰었다. 주희도 칼질을 처음 해 보았다. 삐뚤삐뚤하게 썰었다. 프런트맨이 시범을 보일 때 둘 다 손뼉을 치며 까르르 웃었다. 반찬으로는 따온 가지를 무쳤다. 참기름의 고소한 맛에 놀랐다. 시간이 지나 콩국수가 완성되자. 프런트맨은 소금을 살짝 넣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둘은 의아했다. 주희는 소금이 어떻게 고소하냐고 되물었다. 프런트맨은 해보라고 권유했다. 소금 살짝 넣고 먹은 주희가 감탄하면서 말했다.
“진짜 고소한 맛이 나요!”
호연도 똑같이 넣고 먹었다. 감탄한 표정이 나왔다. 둘은 콩국수를 맛있게 먹고는 설거지하기까지 끝내고 잠시 쉬러 방으로 갔다. 주희는 꺼져 있는 핸드폰이 보였다. 켜고 싶은 마음에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을 켰다. 아이언맨이 부장님에게 온 메시지를 바로 들려주었다.
“당장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야.”
AI들이 부장님에게 보고한 모양이었다. 호연은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둘 다 발을 동동거리며 고민하였다. 둘은 GPT 유토피아에서 배운 기술, 인턴 프로그램으로 입사하였다. AI에서 명령해서 결정만 내리는 일이라 편리함을 강조하면서 프로그램 홍보하는 일이었다. GPT 유토피아가 독점을 해서 둘 다 해고당하면 사는 데 막막하였다. 주희가 말했다.
“가서 수습하고 다시 오죠.”
호연은 동의하였다. 부랴부랴 짐을 싸고 프런트에 체크아웃하러 갔다. 호연은 프런트맨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다음에 오겠다는 말과 함께 차를 타고 S시로 떠났다.
가는 동안 둘은 말이 없었다. AI들은 어떻게 수습할지의 방법을 두고 떠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호연과 주희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낸 기억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