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문학의 품에서 피어나는 영혼의 향연

한국문인협회 로고 박덕은

문학평론가·광주광역시지회장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9월 691호

조회수3

좋아요0

1. 문학의 향기
인생의 황혼에 다다랐을 때, 과거를 뒤돌아보며 우리 영혼을 가장 따스하고 풍요롭게 채워 주는 건 다름 아닌 문학입니다. 문학은 삶의 고유한 결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가장 정직한 그릇입니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깊은 내면과 마주하게 되며, 비로소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지나온 삶의 치열함을 지나 여생을 문학과 함께 항해할 수 있다는 건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고귀한 축복 중 하나입니다. 특히 가슴 깊은 곳에서 은은히 배어 나오는 문학 향기는 바람에 쉽게 흩어지고 마는 외면의 향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것은 인간의 고뇌와 성찰과 사랑이라는 정신적 자양분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와 오랜 시간 삶을 소롯이 물들이는 내면의 향기입니다. 우리가 매일 글을 읽고 쓰며 사유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영원한 문학 향기가 메마른 일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지친 영혼을 정화해 주기 때문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 맑은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건, 나이듦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가장 아름답고 기품 있게 가꾸어 나가는 최고의 방법이 됩니다.

 

2. 문학의 특질과 철학
문학은 마음의 슬픔, 기쁨, 고독, 환희를 언어로 시각화하여 우리 앞에 생생하게 펼쳐 놓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언어적 형상화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보이지 않던 내면의 세계를 선명하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허구의 세계 속에서 인간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자아를 확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다른 학문이나 예술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문학만의 고유한 특질이자 위대한 본질입니다. 이러한 예술적 특질을 바탕으로 하여 비로소 깊이 있는 문학의 철학이 정립됩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문학 작품 속에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철학적 성찰이 깊게 깃들어 있습니다. 작가들이 고독과 고뇌의 밤을 지새우며 길어 올린 한 줄의 문장은, 단순한 감정의 배설이 아니라 거대한 철학적 사유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대가들의 문학을 읽고, 또 스스로 창작해 나가면서 인생의 깊이를 고양하고, 눈앞의 세속적인 이익을 넘어선 숭고한 가치를 지향하게 됩니다. 문학이라는 철학적 나침반이 있기에 우리는 황혼의 길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3. 문학의 효용성과 치유 능력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인 빈곤과 소외감, 그리고 깊은 고독감은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영혼의 굶주림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문학의 효용성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문학은 당장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나 도구적인 물질을 손에 쥐여주지는 않지만, 인간의 정신적 역량을 무한히 확장하고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대체 불가능한 정신적 효용성을 지닙니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건 바로 문학의 치유 능력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험난한 세계를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이별과 상실의 깊은 아픔을 겪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데 있어 문학은 부작용 없는 가장 훌륭한 명약이 됩니다. 가슴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말 못한 아픔과 억압된 감정들을 글로 토해내는 과정 속에서, 또는 나와 너무나 닮은 문학 속 인물의 고뇌와 방황을 읽으며 깊은 위로를 받을 때 카타르시스가 일어납니다. 문학은 상처받은 영혼을 거칠게 다그치지 않고 다정히 다독이며,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을 스스로 다시 맞추어 나갈 수 있도록 고요한 치유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강력한 문학의 치유 능력을 경험한 영혼은 비로소 과거의 사슬에서 벗어나, 다시금 세상으로 당당히 나아갈 수 있는 존재론적 용기를 얻게 됩니다.

 

4. 문학의 필요성과 활용 가치
만약 우리 사회에서 문학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끊임없이 시를 쓰고, 소설을 읽고, 수필로 소통해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기계 부품으로 전락하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수호하기 위함입니다. 문학은 인간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더 나아가 문학은 거대한 문학의 활용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문학은 모든 문화 콘텐츠의 가장 깊은 뿌리와 엄청난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열광하는 영화, 드라마, 연극, 시각 예술, 심지어 가상현실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튼실히 다져진 문학적 서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학적 자산이 풍부한 사회일수록 창의적인 문화산업이 번창하는 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차원에서도 자기 삶의 궤적을 자서전이나 수필 등의 문학적 양식으로 남기는 행위는 한 개인의 역사를 넘어 우리 세대의 소중한 기록을 보존하는 역사적·사회적 활용 가치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문학은 낡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새롭게 창조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문화적 자산입니다.

 

5. 문학 안에서 누리는 최고의 행복
문학을 진심으로 아끼고 가꾸는 삶은 우리에게 궁극적인 행복을 선물합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은 감각적이고 일시적인 쾌락이나 물질적인 소유에서 오는 세속적인 만족감과는 그 궤를 전혀 달리합니다. 그것은 깊은 밤 홀로 한 편의 시를 음미하며 새벽의 고요를 온전히 만끽할 때의 기쁨이며, 마음에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진솔한 문장들을 정성스레 써 나갈 때 느껴지는 깊고 충만한 평온입니다. 세상의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문득 소외감을 느끼거나 고독이 찾아올 때도, 문학의 너른 품 안에서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으며 자신만의 고유한 속도로 걸어가며 온전한 영혼의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 내적인 평화와 정신적 만족감이야말로, 인생의 후반기인 여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복일 것입니다.

 

문학이 지닌 고유한 특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숭고한 효용성과 현대적 활용 가치를 삶 속에서 몸소 실천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더해 가는 삶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매일 우리가 짓는 문장으로 문학의 향기를 세상에 널리 전하고, 그 안에서 소박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는 축복이 우리 여생에 늘 가득하기를 간곡히 소망합니다. 우리가 오늘 향긋이 남긴 글들이 훗날 새로운 세대에게 또 다른 문학의 향기로 전해져 그들의 영혼을 비추어 줄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광고의 제목 광고의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