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가을호 2026년 9월 76호
6
0
난 유리 상자 속에 있었죠
나를 골라준 한 아이의 손에 꼬옥 쥐어져
그 아이의 집으로 가는 길에서 나는 꿈을 꾸었어요
방 가득 울려 퍼질 웃음소리, 책상 위에 당당하게 있을 나의 모습…
가슴이 콩닥콩닥
어! 이런
아이의 집에 도착하기도 전
꽈악 쥔 손에서 나는 그만 떨어졌어요
바람 따라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야 할 때
가슴이 콩닥콩닥
나를 꼭 쥐고 가던 그 아이는 처음에는
내가 없어진 걸 알고 얼마나 슬퍼했을까요
그러다가 나를 영영 잊어버리는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콩닥거리는 가슴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