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육년 가을호 2026년 9월 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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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을 비운 공같이 마음을 비우니
생각이 가벼워지고 기다리는 시간은 짧다
내 그림자 너의 그림자에 묻고 싶다
아니, 내 품에 있어 줘 너의 그림자 되어 줄게
내 고동 소리 너의 가슴 박자에 맞추고
내 노래 너의 노래에 합하고 싶다
한 번만이라도 황소 등처럼 태우고
하고 싶단 곳마다 데리고 가고 싶다
어떤 핀잔을 듣더라도 흐른 물같이 웃고 싶다
서로 흘린 땀 간기에 절면서 아파하고
요리하는 순간마다 똑같은 진액을 쏟고
풀풀 풀리는 독한 향기는 너와 나의 삶이다
너의 손에 내 손목을 묶고
내 마음 너의 가슴에 밤꿀처럼 녹이고
그렇게 간다는 생각은 진작 비웠다
노을꽃이 핀 좌판에서 지금까지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