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0월 6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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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에서 원시까지 가는
서해선 열차에 몸을 담는 시간은
내 마음이 곁방살이하는 시간이다
능곡역에서 김포공항역을 거쳐
쭉- 신현역까지 터널 속을 열차가 달릴 때
굴 속의 바람과 열차가 부딪치면서 내는
거친 불협화음이 내 마음을 즐겁게 한다
민낯 세상 저
어두운 불의와 싸우는
억척스럽고 다기찬 힘 같아-
하지만 어느 사이 그 힘이 너무 거칠어
마음이 또 울울해진다
시흥시청역이 가까워 오면서
터널 속을 빠져나온 열차의 동음이
바깥세상과 화기애애한 화음을 만들 때
나는 편하게 거기에 마음을 한참
기대다가 또 한 발짝 물러선다
그 화음이 주는 알 수 없는 야릇한 불안감에
대곡역에서 원시까지 가는
서해선 열차에 몸을 담는 시간은
내 마음이 곁방살이하는 시간인데 그래도 나는
불안하면서 편하여서 좋다
세상과 더불어 살 수 있게
보듬어 주고 버텨주는 힘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