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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裕隙) 이후, 봄

한국문인협회 로고 장문영(광주)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0월 6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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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쉼 없이 돌아온 기계 
작은 결함 하나에
문득
삐걱인다

 

옆구리 봉합 자국은
시간이 남긴 도면

 

부풀던 혈관 하나는
금속으로 메웠고

 

신장의 녹슨 밸브는
끝내 교체되지 않았다

 

그제야 몸 안에도
바람이 드나들 틈이 생겼다

 

삶이라는 공구함에는 
견디는 연장뿐

 

아무리 윤활유를 채워도 
초기의 효율로는
되돌릴 수 없겠지

 

그래도
그 틈은
무너짐이 아니라
봄이 드나드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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