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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한국문인협회 로고 손삼석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1월 6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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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활짝 벌리고
스치는 바람에도
안간힘으로 버티는 하루

 

잠깐 쉬며 떠들다 가는 새 떼들 
점점 낡아 가는 옷가지처럼
희미해져 가는 생각들
홀로 고독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 
기약조차 없는 외로움이여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온종일 들판을 지킨다고
하늘 향해 헛손질만 해대는

 

하루가 저물어
어깨 위로 별빛 내려앉으면 
오지 않는 사랑을 그리며
적적한 공허를 견뎌야 하는 밤

 

가슴 설레던 심장도
큰소리에 오싹해질 간담도 
애가 타 썩어 문드러질 내장도 
뒤틀릴 배알마저 없는 나는

 

허허로운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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