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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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엄마가 보고 싶었던 게다
멸치젓갈에 싸 먹는 산호자 맛보다는
함께한 추억이 떠올랐고
문득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었던 게지
혼자 가면 눈물 날 것 같아서
산비탈에서 울다 올 것만 같아서
그래서 같이 가자고 전화를 했던 게지
이 골짝 저 꼴짝
흩어져 있는 엄마 발자국 찾다 보니
산호자 잎이 안 보였던 거지
빈손으로 내려와도 아쉽지 않던
그해 봄날 연둣빛 산이 왜 그리 곱기만 했을까
하늘은 또 아득히 깊기만 했지
김밥과 커피는 내가 준비할 테니
토함산 기슭으로 산호자 잎 따러 가자 하던 친구
고교 시절 내가 까뮈를 읽을 때 제임스 조이스를 읽던
지금도 가끔 소설을 필사한다는 친구
심심하던 하루
봄날 한가운데로 불러내 준 친구에게
올해에는 내가 먼저 전화를 해야지
산호자 잎 따러 가자고.
* 사람주나무로도 불리며, 주로 영남 동해안 지역에 자생하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