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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소반

한국문인협회 로고 조정호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월 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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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이라 허급지급
속은 텅 비어 몸도 마음도 바쁜 주말
추어탕이면 지난 밤 과음한 속을 풀기에 안성맞춤 
단품보다 오감을 더 행복하게 하는 소반정식이라

일과 후 해질 무렵 이 친구 저 친구 생각나듯 
엄마가 지어준 차진 밥 묵은 된장에 시래깃국 
곱창김 그리고 조선간장에 참기름이 풍미를 보태 
시금장 향기 허기진 유년 시절을 추억한다

쿰굼하게 다가오는 청국장이 세월 속에 곰삭아 
달근하게 미각을 챙기면 바로 진수성찬이라 
느리게 다가오는 맛이라 더욱 더 편안하다 
한 숟갈만 더 먹어라 모정(母情)이녹아있는집밥 
경주 남산자락 삼릉 솔숲에 흙냄새 나는 수정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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