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월 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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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잊은화분
구석으로 밀쳐 놓았다
초여름 어느 날
목마른 화분 하나
묵언수행 중이었던 것을
나는 알아채지 못하였다
이름조차도 없이
끊임없이 피고 지는
생명의 꽃
내면에서 숨 쉬고 있던
그목숨
속박에서 풀려난 새순
큰 줄기 세우고 있었다
창밖엔
장맛비 그치고
무지개다리
하늘을 열고 있었다
밤새 익혀 온
푸른 계절 읽으며
오늘도
하루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