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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쪽진머리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고향 부모님이 사시는 집에서 잤다. 요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행사를 치르려면 관광버스를 빌리고 음식을 마련하여 친지와 하객들을 모시는 것이 보통이다. 서울까지 가야 되니 일찍 출발해야 한다. 아랫쪽에서 빨간색 버스가 양쪽 방향지시등을 깜박거리면서 올라오는 것을 보니 타고 갈 하객을 부르는 게 틀림없었다. 차에 오르니 사람들의

  • 김종윤(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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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시간의 노예

많은 사람들이 실속도 없이 날이면 날마다 바쁜 시간에 사로잡혀 스스로 담금질할 새도 없이 세상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자기의 바쁜 시간이 언제 바람같이 왔다 구름같이 사라져 갔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현대인들은 시간에 쫓겨 숨 가쁘게 헐떡이면서도 익혀진 답습을 울며 겨자 먹기로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고, 항상 24시간도 부족하다면서

  • 이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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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오늘 커피잔 속엔

아침 식사 후의 커피 맛은 내겐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은은한 커피 향에 매료된 나의 반쯤 감겨진 눈동자가 어항 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의 정겨운 모습들을 뜯고 있노라면 난 어느새 깊고 푸른 바닷물 속으로 잠겨 들곤 할 때가 있다. 끝없이 넓고 깊은 그 바닷속엔 이름 모를 수많은 물고기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런 물고기들의 생태계는

  • 권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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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힘내요! 님이여

오늘은 아내가 병원 가는 날이다. 지난달 석 달에 한 번 하는 폐암 정기 검사에서 위장에 검은 점이 발견되었다고 하여 받은 위장 내시경 검사 결과를 보러 가는 날이다. 나는 또 나쁜 결과가 나올까 봐 긴장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2년 전 코로나 유행이 끝날 무렵, 아내는 몇 달간 기침을 계속하였다. 그냥 코로나 휴유증이라고 생각하고 동네 병원에서 기침, 감기

  • 박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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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깊은 수를 읽는 인재

2021년 겨울, 나는 그때 서오릉 둘레길을 걸으며 ‘권력과 리더십’에 대하여 줄곧 생각을 했고 이것을 변변치 못한 한 편의 글로 정리하여 모 문예지에 기고하였다. 이것은 그해 겨울이 지나고 곧 새해 봄이 되면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기에 새로 선출된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최상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었다.서오릉에 잠들어 있는 왕과

  • 김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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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가마솥의 눈물

쇠죽을 끓이는 가마솥에서 눈물이 난다. 가슴이 따뜻해서 흘리는 것일까? 아니면 슬퍼서 우는 것일까? 불에 몸이 점점 달아오르면 속에 품고 있는 온갖 잡것들이 익어서 암소 누렁이의 먹이가 되니 기쁨의 눈물이 흐르는 것이다.어릴 때 자란 시골 옛집 뒷간 옆에는 큰 가마솥이 달린 부엌과 외양간이 있었다. 입구에는 뜨물과 음식 찌꺼기를 모두 모아서 쇠죽을 끓일 때

  • 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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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흘러간 노래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희로애락을 소리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동물들은 희로애락을 얼마나 느끼는지 표현하지 않으니 그 정도가 어떠한지 헤아리기 어렵다. 특히 인간은 손발 등 온갖 재주를 표현하는 예술적 감각이 풍부하니 만물의 영장이라 어떤 동물도 사람만치 표현 능력을 나타내지 못한다.한국 사람은 전 세계에서 독특한 문화의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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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명예 회복을 위하여

누구나 자기 고향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향수와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필자 역시 내 고향에 대해서는 온갖 미사여구를 끌어들인다 하여도 부족할 정도로 아름다운 추억과 향수를 지니고 있다. 마치 정지용의 시 「향수」에 나오는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처럼 말이다.정지용의 시 「향수」에 <고향> <망향> 등을 작곡한 내 고향 출신 작곡가 채동

  • 김영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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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땀방울로 스며든 자양분

스스로도 놀랍고 감탄사가 연거푸 나온다. 그 배포는 어디서 나오고, 강한 그 힘은 또 어디서 솟구쳤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작은 체구로 엄청난 일을 어찌 감당해 냈을까 싶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밥도 제대로 못 짓던 나의 억척이 변신은 오직 두 아이만큼은 가난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일념뿐이었다.“진지하게 귀 좀 기울여 주세요. 가난은 우리까지만입니다.”라

  • 鄭有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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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678호 다도산책(茶道散策)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차(茶)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항다반(恒茶飯), 다반(茶飯), 다반사(茶飯事) 등인데 단어는 다르지만 뜻은 ‘늘 있는 예사로운 일, 늘 있어 이상할 것이 없는 예사로운 일’로 같다.인간의 일상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식생활이고 그중에서도 밥을 먹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일진대 위에 열거한 단어들이 차가 밥보다

  • 김칠담(본명·金熙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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