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췌한 일상들이 늘 발목 잡아채는떠밀린 가장자리 자분자분 흙을 밟고 풀꽃과 하늘 냄새와 내통, 외려 느껍다느닷없는 만분위중(萬分危重)마음고름* 동이며돌아본 푸른 날이 불꽃처럼 뜨거워도정작에 버킷 리스트 망설이다 관두고유년의 반딧불이은하로 흐르는 날아슴아슴 멀어지는 절박한 시마(詩魔) 당겨모든 게 은혜였다고새물 맞듯 읊으리*순우리말로 마음속을 드러내
- 이가은
초췌한 일상들이 늘 발목 잡아채는떠밀린 가장자리 자분자분 흙을 밟고 풀꽃과 하늘 냄새와 내통, 외려 느껍다느닷없는 만분위중(萬分危重)마음고름* 동이며돌아본 푸른 날이 불꽃처럼 뜨거워도정작에 버킷 리스트 망설이다 관두고유년의 반딧불이은하로 흐르는 날아슴아슴 멀어지는 절박한 시마(詩魔) 당겨모든 게 은혜였다고새물 맞듯 읊으리*순우리말로 마음속을 드러내
장미꽃 불 지펴서 검붉게 익는 오디 흰 백합 꽃향기에 내뿜는 수련처럼 그리움 감꽃 목걸이 밤꽃 향기 전한다뻐꾹새 울음 뉘여 감자꽃 열매 맺듯 오디로 물든 입술 웃음꽃 젖는 하루 샛노란 꾀꼬리 한 쌍 숨바꼭질 바쁘다찔레꽃 명지바람 머물다 지는 꽃잎뭇 별빛 젖어 들어 가슴속 멍든 앙금하짓날 농익은 쪽문 한여름을 달군다
하루에도 몇 번씩 너의 가슴 열어젖히고내 욕심 채우려고 네 속을 얼렸다마지막 전원을 뽑는 순간가족사가 풀풀 난다큰아들 고등학교때 우리 집에 들였으니주민등록상 함께 산 것은 아내 다음 너였구나네 속을 닦아내다가울컥 목이 북받친다고향집 공구통은 어머니의 헌 냉장고옆집 고모 오이맷국 넣으러 오던 그 냉장고 주인집 괄세 받던 시절문간살이 생각난다이 빠진
진달래 개나리가 활짝 피는 소월리에입춘대길 찾아오면 오십천은 흐르고아득한 수평선 위로 갈매기 떼 날으네어두운 근심 같은 칠흑빛 동해에는그 어둠 밝히려는 하나의 등불이듯주문진 밤바다 가득 집어등이 켜진다
황망히돌아서 간다바람 찬담 모롱이를식어버린 눈물 한 술데워 먹일 겨를도 없이찢기고얼룩진 채로 가출하는 저 치맛자락
야채죽도 끓고 내 속도 끓는다당근과 버섯이 오늘의 재료불인 너 물인 나함께 끓기 시작하는 임계점을 무사히 넘어야 우러나는 깊은 맛요리비결은 눈대중 저울과 손대중 감눌거나 설 익거나얼른 조미료를 치고 빠지려다 엎질러짜거나 떫거나매끄럽지 않아 걸리는 목 넘김쓴소리 두어 꼬집에 다독거리기는 샷 추가 반복의 간 맞추기에도죽도 밥도 아닌 죽어깨너머 눈치 교
물 같은 세월은등 뒤의 진실을 알려 하지 않았다흉몽이었다요추(腰椎)와 천추(薦椎) 사이외마디 소리가 들렸다엉치를 관통한 고통은 아래로 더 아래로눈을 번뜩이며 발끝을 겨눈다그 산비알채송화며 투구꽃이며 각시취꽃 향유꽃 구절초꽃… 계곡물 타고 내리며길 틀어막는 잡초들 제치고제 후밋길 내어주던 초가을 꽃 무리서로 몸 부비며 일어나꺾인 허리로 들머리 지키고
바라보았을 뿐이에요별다른 흑심 없이 마주쳤거든요사생활 침해 혐의라니요?데이터 통신망 등에 배포한 일 없어요관심을 빙자해 불편을 주었던 행동도 아니에요권리 침해 같은 물리적 행위는 더더욱 아니지요굳이 말하자면계절마다 저장했던 한 컷의 사진과 마음 들뜰 땐 영상 한 편씩 남겼던 게 전부였으니까요매일 아침 첫인사 나누는 숲에선처를 부탁이라도 해야 할까요
모양도 없는 것이색깔도 없는 것이냄새도 없는 것이 맛조차 없는 그것 마음있어도 없고없어도 있는살아 숨 쉬고 수시로 얼굴 바꾸는 마음선과 만나면 천사로악과 만나면 악마로사랑하고 이별하는 빛과 어둠 바람이어라누구나 다 갖고 살면서도제 마음대로 안 되는 것유아 청년 장년 노년에 따라 다 다른 마음볼수도잡을수도없지만말하고 느끼고 듣는 마음희비애락과 사랑 이별의 원
봄 다 지나고기다림 끝에목덜미가 긴 미녀처럼가녀린 줄기에 매달린빛 고운 참으아리 꽃양지 바른 산비탈그리움 날개 삼아내민 얼굴빛고운하얀 참으아리꽃 참 예쁘다그래, 예쁘고 아름다움 갖춘초록빛 오월의 숲에 피는 들꽃 참으아리 꽃보면 볼수록 곱고나너도 나처럼그리움에 젖어 사는가 보다그리워하는 마음마저 고운 들꽃빛 고운 참으아리꽃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