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웃고 있다바람결망초꽃떼미같이어느 날한 사람이 지나가다가이 미소에 반해돌 속으로 들어가정답게 가지런히마음을 합쳐서 웃는 듯두벌 기쁨의 웃음
- 김선영
돌이 웃고 있다바람결망초꽃떼미같이어느 날한 사람이 지나가다가이 미소에 반해돌 속으로 들어가정답게 가지런히마음을 합쳐서 웃는 듯두벌 기쁨의 웃음
긴 실마리문학현상론적으로 김남조(1927∼2023) 시인의 위상은 한국 현대 시업 (詩業)의 정상에 자리해 왔다. 작가·작품·독자 간에 조성되는 소통의 역학 쪽에서 김남조의 시는 20세기 후반 폭발적 기대치를 과시한 바있 다. 시와 수필이 시너지 효과를 높이며 김남조 문학은 베스트셀러 행렬 의 현저한 깃발이었다.김 시인은 첫 시집 『목숨』(1953)을 시작
다섯 번째 평론집 『문학 비평과 문예 창작론』을 상재한 지도 세 해가 지났다. 출판사에는 재고가 쌓여 있다. 앨번 커넌이 충격적인 저서 『문 학의 죽음』을 낸 것이 1990년이니, 시·소설·희곡은 물론 평론은 독자들의 관심권외에 방치된 지 오래다. ‘너도나도’의 수필은 보편적 속성 상 다소 읽힌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 문학 인구 1만 명대에, 그나마 노년층
내 창작 산실은 우석서실(隅石書室)이다. 모퉁잇돌이 되고픈 신앙적 고백을 짙게 품은 명명이다. 그럼에도 묵중한 엄숙주의는 경계한다. 내 서실은 ‘홀로’의 공간이나, ‘더불어’정신이 생긋생긋 눈짓하는 곳이 기도 하다. 정신적 아버지 구상 시인의 에세이집 『홀로와 더불어』가내 서가에서 불침번을 서는 이유다.내가 문인이 된 길은 옛글 그대로 구절양장이었다. 한때
2024년 삼성동 코엑스(C&d1홀)에서 열린 서울 국제도서전 개막식은 6월 26일 김호운 이사장님이 한국문인협회 대표로 참석하셨 다. 1954년 출발하여 70년이 넘어가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이다.주빈국은 사우디아라비아였고 한국 측 부스 운영에 대한 정부지원이 아예 없었다는데 흥행점수는 코로나 이후 아주 높았다. 4월 대만 국제도서전도
대부분의 작가 지망생에게 등단이란 각고 끝에 얻은 첫 결실 혹은 오래 품어 온 꿈의 서막일 테다. 근래 등단제도를 거부하고 독자들과 바로 소통하는 이들도 다수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등단은 문학 세계로 입문하는 작가의 첫 관문이다.보통 등단은 저명한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여러 해 글을 배우면서 쓰디쓴 합평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서 자괴감으
수서 선생님 작업실을 방문한 날은 사흘 동안이나 장맛비가 계속 내리던 날이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액자 속 아프리카 여인이 먼저 반겨주는 작업실 안에서 선생님은 여전히 넉넉한 웃음으로 나를 반기신다. 직접 물을 끓여 타 주시는 커피 향이 은은하게 작업실에 퍼지고,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은 선생님은 느긋하게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불을 붙인다. 언제나처럼
1턱 관절이 아리도록 껌을 씹어댔다. 질겅질겅 씹어대던 껌을 더는 씹고 싶지 않아 버릴 종이를 찾아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호주머니 안 쪽에 있는 껌 종이가 손끝에 닿았다. 단물이 빠진 껌은 귀찮았고, 불편 했다. 단물이 빠진 껌이 사라지자 다시 껌을 사야하나 망설였다. 불필요한 거스러미처럼 호주머니 안에서 놀던 껌을 의식한 건 한 시간이 지난 후였다.시
문 화백을 인터뷰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은 날은 유난히 날씨가 맑았다. 바람은 초여름의 먼지를 몰고 사라졌고, 맑아진 시야는 미술관 앞으로 펼쳐진 들판의 끝으로 시원스레 뻗어 나갔다. 먼 들판의 끝엔 두 개로 쪼개어진 채계 산이 조각상처럼 서 있었는데, 쪼개어진 산등성이를 출렁 다리가 느슨하게 잇고 있다. 누구라도 이곳을 찾게 되면 품게 되는 의문이 있을 것
힘들다. 오늘도 산더미 같이 쌓여 있다. 일거리가 있어 좋다마는 해도 해도 너무했다. 야속한 컨베이어 벨트는 한시도 쉬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과로사가 이해되었다. 일이 없어 스트레스 받아 죽으나 일이 너무 많아 스트레 스 받아 죽으나 죽을 사람은 이래 죽어나 저래 죽어나 죽 게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언제 죽음을 생각해 본 일은 없다. 인제는 죽음이 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