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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

당신의 편안한 목소리에 앉아한잎의푸른전등앞에저녁을켜놓고 창을 조금 열어 연회색 하늘과 내통하려 하네 바람의 악사들이 창문을 첼로처럼 연주하자저녁하늘의 심장을 섬광처럼 가르며 날아가는 라트라비아타*밤은 웅크린 내 등뼈를 뒤로하고 고양이발로 살그미 다가오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의문이 커피포트의 끓는 물처럼

  • 공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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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2024.8 666호 달력

한장한장뜯기어나갈때얼마나 아팠을까하루는 웃다가 하루는 울며낙엽처럼 떠나보낸 수많은 날들 이제그 쓸쓸함을 넘어생을 마감해야 할 때마주 보며 웃던 거울그윽한 눈망울로하루하루 헤아려 주던따뜻한 손길모두 이별인가갈잎처럼 야위어진 몸은방문 여닫는 소리에도 놀라 뒤틀린다 며칠은 더 버틸 수 있다고아직은 떠날 때가 아니라고발버둥 쳐 보지만매정한 세월에

  • 서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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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2024.8 666호 나는 이제 여름으로 환승한다

노란 현기증 속에 걸린 낮달이 오늘따라 붉다목젖에 걸린 듯 그렁그렁쏟아지는 기억의 그림자 사이로 벅차게 솟아오르는 열기흐릿해지는 얼굴들을손아귀에 감아올리면포말처럼 공중으로 흩어지는 흔적들 나는 이제 여름으로 환승한다바람이 유혹하는 저녁이 오고 드디어 나에게 숨 가쁘게 돌아가는 길 여름이 끓어오르는 그 길 너머&n

  • 이영란(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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