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5.5 675호 석양을 등에 지고 떠나는 추억여행

인생을 백 년 산다 해도 억겁의 세월에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일 뿐이다.“뒤돌아갈 수는 없어도 뒤돌아볼 수는 있다”는 말이 있다. 내 나이 벌써 여든이 넘었다. 옛날 같으면 죽어 산에 있을 나이다. 이 나이에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나이 칠십이면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같고, 나이 팔십이면 돈이 있는 사람이나

  • 이병유
북마크
185
2025.5 675호 어느 겨울날의 일기

겨울은 흰눈이 펄펄 내리고 매서운 칼바람이 윙윙 불어야 겨울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뱃속 편한 사람들의 말이고, 우리네 서민들은 추운 겨울나기가 고역일 수밖에 없다. 자고 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이 만만치 않다.우리 집은 가스보일러로 난방하는데 난방비가 늘 부담스럽다. 그래서 보일러를 아침저녁으로 조금씩 돌리는 시늉만 하니, 실내 기온이 죽은

  • 이경복
북마크
162
2025.5 675호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미사 시간에 눈물이 사무쳤다. 국도 8차선 사거리 중앙에서 공중제비처럼 충돌한 자동차가 가드레일에 사뿐히 머문 일이다. 40미터쯤 유턴하면서도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처럼 정착한 것은 신의 도움이 아니었을까? 사랑의 구원자 112대원들의 손길도 잊히지 않는다. 6밀리미터 오차로 총격을 피했다는 미국 대통령 후보처럼 1밀리미터쯤 오차로 살아남게 한 기적에 문

  • 오길순
북마크
158
2025.5 675호 未完의 가슴앓이

나에겐 이루어야 할 꿈이 있다. 남들이 들으면 젊은이도 아니면서 웬 꿈 타령이냐고 할는지 모르지만, 나에겐 꼭 이룩해야만 할 간절한 꿈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꼭 이루고야 말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하면서도 아직 그 꿈이 미완의 사유(思惟)로 남아 있으니, 내 왜 성화가 나지 않겠는가.어영부영 살다 보니 올해 내 나이 자그마치 딱 망

  • 曺尙鉉
북마크
192
2025.5 675호 오류동의 마지막 선비 모습

매주 일요일 오전에 <TV 진품명품>이 방영된다. 개인들이 출품한 문화유품들을 전문가의 해설로 보여 준다. 적지 않은 지식이 되므로 매회 놓치지 않고 즐긴다. 그러니 오늘 내가 가지고 있는 소품도 후일에는 시대의 유산임을 생각하게 된다.이 방송을 보노라면 불현듯 단아했던 윤 생원이 떠오른다. 오류동*에는 시대의 정신이 앙금져 있다. 일제강점기 이

  • 이영하
북마크
173
2025.5 675호 해묵은 습관들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습관된 표정은 인상을 남기고, 자세는 체형으로 굳어진다. 성격에 따른 반복된 행동도 일상생활에 그대로 드러난다. 20년 이상 습관으로 굳어진 나의 행동 양상 몇 가지를 공개해 보려 한다.얼마 전, 예전에 살았던 동네 미장원에 다녀왔다. 원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소규모 미장원이다. 이사 온 지 어언 7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 이유준
북마크
156
2025.5 675호 수선화 꽃값

그날 낭독한 ‘백주년 기념 축하글’ 안에 나의 십 년도 함께 담겨 있다는 걸 그들은 헤아릴 수 있었을까요. 그곳에 속한 사람도 아닌 내가 왜 꼭 그 글을 낭독하고자 했는지 말이에요. 경상북도에 세워진 첫 성당으로 지금은 본당 건물과 사제관이 유형 문화재로 지정된 가실 성당에 처음 간 건 십 년 전 아들과 함께였어요.그 무렵 아들은 왜관 수도원 선물방에서 일

  • 이정원
북마크
158
2025.5 675호 3월의 미소

아직 매운 바람이 보도 위로 구른다. 정월 대보름을 눈앞에 둔 뒷산에는 연 띄우는 아이들의 손재주 자랑에 시끄럽다. 그 소리에 선잠이 깨어 하품을 하니 오장육부의 뼈 마디마디가 잘근잘근거린다. 삼동(三冬)을 앓는 체질 탓일까. 나른히 저려 오는 피로함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찢어진 문틈으로 반사되는 햇살이 케케한 먼지를 날리고 있다.그 초점에 어리는 달력

  • 안성호
북마크
219
2025.5 675호 푸른 날개

나는 집에만 있습니다. 열다섯 살이니 중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지만 자퇴했어요. 학교 성적은 하위권이었어요. 학교가 정말 다니기 싫었으니, 공부는 당연히 안 했죠. 그렇다고 게임에 빠져 있거나 왕따도 아니었어요. 물론 불량 청소년도 아니고요. 모든 게 다 귀찮고 움직이는 게 싫어요. 그래서 엄마는 답답한 마음으로 어디 가서 나쁜 짓이라도 하라며 한숨을 내쉬어

  • 이남산
북마크
270
2025.5 675호 나눔강좌

*금천구 독산역은 네 줄의 선로로 이루어진 복복선 구조로, 승강장이 양쪽 끝에 비좁게 자리 잡고 있다. 어둡고 컴컴한 역 구내를 빠져나가려면 선로 위로 지어진 역사로 올라가야 한다. 그곳에는 가파른 계단과 긴 줄이 늘어선 에스컬레이터가 기다리고 있다.이곳은 과거 한국 수출산업국가산업단지가 있던 구로구 가리봉동과 독산동을 합쳐 만든 금천구 가산동에 속한다.변

  • 서기주
북마크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