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12월 176호
43
0
나비가 소식을 전해 줍니다. 아침을 열고 하루를 걷고 달리다, 저녁을 닫고 다시 아침을 여는 순간들. 그 반복 속에서도 어딘가로 가고 있었나 봅니다.
시를 쓰는 동안 몇 번이고 멈추고 싶었습니다. 내가 쓰는 것이 무엇인지, 왜 써야 하는지 묻다 보면 말보다 침묵이 더 정확할 것 같은 때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침묵에도 언어가 있고, 그 언어가 저를 이끌었습니다.
시를 세상에 공개하는 것은 늘 두려움이었지만, 그 두려움이 시의 뼈대를 만들었습니다. 부서지는 문장 속에서 제가 믿는 세계의 온도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상은 제게 ‘완성’이 아니라 다시, 불확실함 속으로 걸어 들어가도 좋다는 허락처럼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제 안의 작은 소리들을 조금 더 단단하게, 그러나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옮기고 싶습니다.
시를 읽어 주신 심사위원님들, 함께 시를 배우고, 부딪히고, 웃어 준 동료들, 그리고 묵묵히 제 곁을 지켜 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까지 나를 멈추게 하지 않았던 모든 순간들에게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