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12월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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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것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이 얼마나 큰 모험인지 알면서 또 한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영광의 꽃길이 아닌, 때늦은 사랑 같은 천형일지도 모릅니다.
결핍과 허기와 부재로 인한 그리움과 기다림을 때로 넋두리처럼 썼습니다. 그렇게 가둬 둔 글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내 살아온 흔적을 한 번쯤 남기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오랜 마음에 용기를 내어 봅니다. 제게는 유년의 원인 모를 상실감과 부재가 오히려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기도 했고, 문학의 씨앗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내면 깊숙한 곳의 근원도 모를 심령의 배고픔을 수필로 채워 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을 회한으로 남길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마중물 같은 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나날이 낯설고 실험적인 글을 요구하는 문장 과잉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많이 읽겠습니다.
이 글이 당선작으로 뽑히면서 비로소 먼 시간 건너의 제 아버지와의 화해가 완성된 것 같아 제일 기쁩니다. 그리고 미흡한 제 작품에 손 들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이 길을 가게 해 주신 『월간문학』에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