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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자

책 제목신라문학대상 당선작 발표 2026년 2월 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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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자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 
여중 2학년, 교정의 잔디밭에 앉아서 해가 뜨면 밝음의 언어를 배우고, 달이 뜨면 달의 고요를 느끼고, 바람이 불면 바람의 언어를 받아쓰고, 비가 오면 마음을 적시는 촉촉한 감성을 일깨우는 작가가 되겠다는 씨앗을 가슴에 품었다.
그 꿈은 고샅길을 빠져나와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읍내를 지나고, 굽진 들길을 따라 돌고 돌아 점점 멀어져 가는 향수를 내 안 깊숙이 삼키며 울독목 해협을 건넜다. 눈에 다 담기지 않는 산봉우리를 넘고 넘어서 미지의 세계 도심의 빌딩 숲에 도착했다.
수년간 내 삶의 섶간을 맞춰 가느라 지천명 고개를 넘어서야 고개 내민 씨앗 하나에 물을 준다. 이제는 먹고사는 일에 간을 맞추기보다, 말과 말의 간격과 말맛에 알맞은 간을 더한다. 글줄 하나, 글 한 묶음 하나하나 바람결에 널어 시간을 먹인다.
신라문학대상이라는 큰 상을 안겨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경주문협에 감사드린다. 누군가의 마음 밥상에 놓일 수 있는 내 글, 삶이 싱거운 이에게 간을 맞춰 주는 소금이고, 쫀득해서 오래오래 입안에서 씹히면 그 문향이 지친 하루를 그윽하게 다독일 수 있는 작가의 꿈. 그 꿈을 천년왕국 신라의 터에서 환히 밝힌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보답 드리겠다.
맑은 인연으로 문향을 나누는 문우들과 이 기쁨 누리고 싶다. 독자에게 섶간을 꿈꾼 꿈이 이루어지도록 지도해 준 최원현 선생님과 김이랑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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