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6월 1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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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교과서에서 만난 김소운의 「가난한 날의 행복」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 속 소박한 일상이 따뜻한 위로가 되는 과정을 보며, 나만의 언어를 갖겠다는 열망을 품었다.
현재 박물관 학예사로서 유물을 통해 역사의 자취를 더듬고 재해석하여 미래로 잇는 일은 내 일상의 근간이다. 내게 유물이나 헌책방의 고서(古書)는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사동과 청계천의 서가에서 만난 낡은 서책들은 ‘시간의 무게’를 가르쳐준 무언의 스승이었다. 먼지 쌓인 책장 사이, 과거의 지성과 교감하던 고요한 대화들이 오늘의 부족한 문장을 낳았다.
졸작을 너그럽게 품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 또한 글밭의 길을 열어주시고 세심히 지도해 주신 선생님과 정성 어린 조언으로 곁을 지켜준 문우님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번 당선을 마부작침(磨斧作針)의 마음으로 정진하라는 격려로 받든다. 유물 속 시대의 가치를 찾아내어 새롭게 전하듯, 잉크 내음이 독자의 가슴에 온기로 닿을 때까지 부단히 문장의 결을 보살피며 정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