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오월이

읽기도 부족한데 무슨 글이냐고. 우연찮게 입회한 문장모임 선생님들의 글쓰기 독려에 손사래를 쳤었다. 오랫동안 편집일을 해왔고 지금은 서점형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나는 읽고 쓰는 상황에 자주 놓인다. 그럴 때마다 아주 소극적으로 이리 저리 핑계를 대며 머리를 가로저었는데 어느 순간 글을 쓰고 있었다. 
임계점에 다다른 것일까? 써야 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만나게 되면서 어느새 나도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우선 써봐야 써진다고 하던데, 쓰니까 정말 써졌다. 심심한 평면적 이야기가 입체로 변하는 놀라운 체험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있는 나에게 큰 동력이 되었다. 무엇보다 써봐야 아는 시선, 그 새로운 확장이 흥미로웠고 가끔은 흥분되기도 했다. 돌아보니 지금껏 정작 나 자신에게는 참 무심했었다. 쓰기를 통해 우선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자 한다.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면 좋겠다. 커진 사랑의 눈으로 이웃과 자연을 나아가 세계를 안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좋아하는 작가이자 여성학자인 정희진 님의 노후 계획은 공부하기라고 한다. 정희진 님은 공부의 완성은 쓰기라고 했다. 쓰기는 더하는게 하니라 빼기라고 한다. 이제 나도 쓰기를 시작할때가 왔다. 그 시작을 열어준 월간문학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