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겨울호 2025년 12월 73호
8
0
엄마를 보고 환속하듯 서울로 올 때
딸 보내기가 너무 서운해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 때까지
석장승 되어 얼어 있던 울 엄마
그 맘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시집간 딸이 주말이라고 올 땐 좋더니
밤새 도란댈 때는 몰랐는데
간다고 짐 챙기니 허전하다
참기름이랑 밑반찬을 챙겨주며
차 시간에 맞춰 나간 터미널
가는 딸은 손을 흔들며 울고
보내는 엄마는 차마 보내지 못해
서러운 이별을 치르는 전쟁터
내가 탄 버스를 향해 서 있던 엄마가 보인다
‘울 엄마도 이랬겠지?’
딸 떠난 자리가 더 헛헛한 터미널
눈가를 훔치고 빠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