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꼬리처럼 길게 늘어트린 햇빛이집주인 허락도 없이 아파트 베란다로 기어 들어와 봄까지 지내겠다고 거실 깊숙이 누워 버렸다 인정머리 없이 불어닥친 한파가 얼마나 미웠던지나도 한기를 달래기 위해 햇살이 몰래 들어와도 모르는 척했다 꽃대는 며칠 동안 햇살을 안고 자다 보니 젖몸살을 시작했다 창문 쪽으로 반대 방향으로 옆으로
- 윤수관
여우 꼬리처럼 길게 늘어트린 햇빛이집주인 허락도 없이 아파트 베란다로 기어 들어와 봄까지 지내겠다고 거실 깊숙이 누워 버렸다 인정머리 없이 불어닥친 한파가 얼마나 미웠던지나도 한기를 달래기 위해 햇살이 몰래 들어와도 모르는 척했다 꽃대는 며칠 동안 햇살을 안고 자다 보니 젖몸살을 시작했다 창문 쪽으로 반대 방향으로 옆으로
땅만 보며 달려온고단하고 지친 나의 인생길지나온 시간 모두가 헛된 삶은아니라고 오늘도 자부하며 산다. 기억조차 더 흐려지기 전에오래 간직하며 남겨야 할 사랑과 버려야 할 미움들을 골라내고헛된 욕망의 잔재 털어버려야겠다. 하얀 길 위에 이정표 앞에길 묻는 초라한 늙은 모습을 보며 이젠 체념 글자에도 익숙해져 간다. 
귀 후비기를 한다 욕망과 불신, 분노와 슬픔 물 속에 잠기듯 세상의 일과 격리될 때기도하듯 귀를 후빈다 귓속 어딘가에 뿌리내리고 있을 귀지 -지혜로운 이는 귀를 밝히나니… 귀를 비운다는 것은소리의 창을 열어두는 일 잘못 새긴 막막함으로 마음 상할 때삶의 덧없음으로 슬픔이 고일 때&nbs
늘 푸르던 소나무솔잎 단풍 도로변에 카펫을 펼쳐 놓았다선선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가을을 노래하자고 자연이 선물한 황토색 솔잎 카펫새 신부처럼 살포시 걷고 있다발바닥 느낌 뽀송뽀송 자극이 온다자연 향수 솔향기에 잊고 있던 고향 친구 날 찾아온 듯 가슴이 벅차오른다가을 준비 없는 손에 낙엽 한 잎 들고서어여쁜 작은 새 눈에 이슬이 고여 온다신호등을 건너기 전
춘삼월들녘양지 바른 골짜기생명의 꿈틀거림 한겨울마지막인내의 몸짓사뿐한 발걸음 실개천되살아 흐르고활짝 기지개 켠움츠렸던 수목들 이름 없는들풀들의차례 없는하품질 하늘과 땅온 공간 무대 위에환희의 공연이이 깊은 산골을 점령한다
비슬산 용연 용천 약수로 법체는 존엄하고행리는 선리와 사리에 밝아 능히 언덕을 건넜으니우리 도반 선자(禪子)들의 자랑이어라. 청하골 울리는 도량에 아늑한 터 일구어 성관명상을 전하니 재악산 골짜기 자색 구름은 산천 허공에 가득하고옥수는 암자 끼고 넘쳐 흐르니 여기가 선계(仙界)로다. 화엄벌 반산에서 청량소초 회향하고천성산 아래 원
고생 고생만 한 아내를 생각한다철이 들면서 더 사랑 할려고 그런가 보다 젊은 시절은 공직자로 충실하느라보살필 여력이 없었다 남들은 휴가 가고 관광 가도 한 번 가보지 못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천직으로 알고 가정을 보살필 여력이 없었단다 이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만은 진심으로 뉘우
아들아, 잘 가라, 툭, 어깨를 쳤다 짧은 ‘네’ 소리가 길었으면 좋으련만 감추어진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다 아들을 보면낡은 사진첩 속 젊은 날의 나를 본다 낙타처럼 굽은 아버지의 등,해 뜨고 구름 지는 길 위를성큼성큼, 앞서 걷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랬었지,손바닥 같은 논을 지킨다면서자전거에 삽자루 싣고 떠나던 당
산비탈 흙 골목에 푸른 볕이 내려앉았다. 가끔은 파란색 위생 차가 시커먼 숨을 토하고 또 가끔은 새벽잠 깨우는 콩두부 손수레가 힘에 겨운 듯 껌벅이는 가로등 아래서 쪽잠 드는 골목무릎에 바람드는 겨울밤 싸리울 너머로 찹쌀떡 소리가 아련해지면 뒤미쳐 메밀묵 소리가 따라가는 골목그곳에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재즈 음악 콧노래 부르다가도 뉘 볼세라 사금파리
귀여운 목사 딸 손녀“할머니, 할아버지” 하고 오겠지 무슨 연의 끈이 있어목사 귀염둥이엄마 무한한 모성애로이 땅에 보내셨는지 할머니 할아버지 미소 띤 얼굴로천진난만 손녀그려 본다 유치원에서 배운 춤 노래웃음 행복 주고 가는 천사 귀여운 손녀장난감 과자 아이스크림 안겨주고 텔레비전 아동만화 마음껏 감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