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도 한때 사랑도 한때스쳐 지나가는 회오리바람오늘따라 떠오른다새록새록 아롱아롱오십 년 전 울며 떠나온 고향 향수에 젖어본다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부모형제 다 버리고훨훨 단신 떠나온 고향 이제야 철 들었나 봐향수병에 걸린 사내어느 병원 가야 하나지척에 고향 산천 두고서
- 이용호(진주)
청춘도 한때 사랑도 한때스쳐 지나가는 회오리바람오늘따라 떠오른다새록새록 아롱아롱오십 년 전 울며 떠나온 고향 향수에 젖어본다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부모형제 다 버리고훨훨 단신 떠나온 고향 이제야 철 들었나 봐향수병에 걸린 사내어느 병원 가야 하나지척에 고향 산천 두고서
허공에 매달려한 계절을 칩거하는 것은과연 행복한 삶인지나는 가끔 내 발바닥에 입을 대고 묻는다 머리 위에는 딱딱한 모자가 억누르고 있다한 계절 모자 속에서 동면하던붉은 피붙이들이 고달픈 묵언수행을 마치고힘겨운 기지개를 켤 때마다하얀 각질이 눈꽃으로 흩날린다 누구의 씨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한꼽추 언니는 무섭기만 한 아버지 손에 이끌려강제
창작의 열정과사물을 바라보고생각하는 마음이 있기에오늘도 한 편의 시가 탄생합니다 세상 살아가면서모든 사람이 내 힘들다말하고 살아가지만거꾸로 생각하면 다들 힘내 응원 소리가 되어 살아가고그 응원 소리에힘을 내어 한 편의 시가탄생합니다.
시골집 바람벽에 개다리소반 하나 걸려 있다해묵은 먼지 툴툴 털고 물티슈로 닦아 본다 부요(扶搖)하는 사랑방 아버지의 기침 소리 아버지의 사랑방은 시도 때도 없이 북적거렸다동네 이장도 면서기 김 주사도 재 너머 한씨 아저씨도 개다리소반 덩달아허리춤 동여매고양지 담 고야나무 그늘 지나 사랑방 드나들었는데 벚꽃 환한 봄날 삼가
꽃비 맞으며 분홍빛으로 물든 어린 봄시간을 잊은 채 갯벌에 뒹굴던 파란 여름가을 들판에서는 마음이 온통 햇살이었다함박눈 내리는 깊은 밤적막의 소리를 듣고 하얀 고요를 만났다 손가락 하나로 문을 여는 휴대전화 속 세상스침이 주는 얇은 설렘조차 없다메마른 언어가 무리 지어 다니며환한 낯빛과 따뜻한 언어를 내치고 있다 그믐밤은 문명의 빛이 덮은
김치부침개 하다 프라이팬을 놓쳐 와장창한 것이 반항의 깃발로보였나 봐어처구니없이 달려든 순간의 회오리싱크대가 들썩거리고 프라이팬이 고개를 처박고 접시가 버둥거렸지힘이 빠져서요겨우 친 방어막은 마침표까지 휘잡아 하수구에 버려졌어부침개 먹고 싶다는 말에 탈골된 어깨는 분별없이 노릇하게 부칠생각만 했으니엄지만 볼모가 된 거야고초 당초 맵다 해도, 맵다 해도서글픈
오늘 아침 창밖 까치 울음소리에눈을 뜨자 지난밤 꿈에서 뵈었던아버지가 새삼 보고 싶다20대 젊은 나이에 가난에 밀려머슴으로 팔려 온 아버지 내가 어릴 적 뵈었던 아버지는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채뼈 빠지게 소처럼 일만 하셨다 ‘그놈 쓸 만하네일자무식한 놈이 일은 잘 하는구나’부잣집 주인 눈에 들어 외동딸까지 내어주니
봄이 오면걸어서 걸어서논두렁 밭두렁에바람의 노래들으러 가고 싶다 나그네처럼바람과 함께 놀다가들길을 느리게서성이고 싶다 차마 말 못 하고가슴에 가두어 놓았던그리움이 자꾸 돋아나면봄 햇살이 놀던 언덕그곳에 가고 싶다
산기슭 공원에 핀수줍은 풀꽃이정적 속에서미소 짓네 세파에 젖지 않는소녀 같아꽃잎을 어루만지니풀꽃의 순박한 속삭임이마음 설레도록 삶에 밝은 희망을 주네 산바람에이름 없이 떨며난초처럼 고귀함 못 받아도따뜻한 마음으로 향기를 피우는서러운 여린 풀꽃 벌에게 꿀을 주는사랑의 삶을 살아온해맑아진 풀꽃이가슴 아프도록 흐뭇하네
11월의 아침마지막 잎새 하나벌거벗은 가지 끝에 매달려불어오는 북풍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잎이 진 나무들은가진 것 다 던져버린 사람처럼담담하고 홀가분하지만지는 잎새는둥지를 뜨는 새처럼초조하고 아쉽기만 하다 잎이 지면뜨겁던 태양도그 눈부심을 잃어 가고시간은 망각의 늪으로 달려가지만 내 그리든 사람들의 가슴 적셔줄따사로운 시 몇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