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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그날에

창고 안으로 날아든 새 한 마리철없이 허공을 배회하다가너무 깊이 들어왔다는 걸 깨닫고는 그만 길을 잃었다사방으로 막힌 벽에 좌절하고날개 파닥거리며 안간힘을 쓰다가 창 너머 드맑은 하늘을새는 엉겁결에 보았던 것이다그러나 빛과 어둠 사이에는투명한 유리가 벽처럼 막혀 있어새는 딱하게도창에다 머리를 쿡쿡 치받기만 하는데 한 날의 종말은

  • 한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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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조약돌 건져 올리며

함께 지내온 48년 세월후회와 회한으로 얼룩진 자국당신이 내게 준 따뜻한 마음언제나 나를 보듬어 주었고우리네 둥지를포근하게 만들었다오 세월과 함께 누운 베갯머리에당신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땀과 눈물로 촉촉이 스며들었구료 세상은 큰 바람 일어 어지러운데날개 접는 철새 고향 찾아 떠나려저마다 일찍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오 이제 남은 시간

  • 지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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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 684호 파도 소리 책장을 넘기며

바람 부는 날 맨발로 해변을 걷고 있다모래에 끊임없이 부딪히고 사라지는 파도는문명의 기억을 수업 중이다 거대한 물결이 책장을 넘기면바닷속 미생물의 숨 고르는 소리가 들린다그는 딴청 부리며 밖으로 나갔다가철퍼덕 철썩철썩 훈육의 소리도 크다칭찬받은 몽돌은 자갈자갈 글 읽는 소리와스르르 스르르 말없이 필사하는 하얀 모래알들 한낮의 강렬한 태양의

  • 장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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