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만발한 범어사 길 바람에 분분하는 꽃비 자욱한 사연 점점이 나린다약밭에 삽질하다가 꽃잎의 흐느낌을 듣는다 한 번 피었다 지면 낙화되어 밟히는 서러움짧은 한 평생 꿈이었나 하얗게 우는꽃들의 눈물소리아픈 누님의 눈썹을 적신다
- 박삼도
벚꽃 만발한 범어사 길 바람에 분분하는 꽃비 자욱한 사연 점점이 나린다약밭에 삽질하다가 꽃잎의 흐느낌을 듣는다 한 번 피었다 지면 낙화되어 밟히는 서러움짧은 한 평생 꿈이었나 하얗게 우는꽃들의 눈물소리아픈 누님의 눈썹을 적신다
2023년 10월 10일김남조 시인 입국했을 때별나라시인협회 주최 환영식이 열렸다. 이어령 문학평론가의 사회 속에 유치환 회장의 환영사와서정주, 조병화, 구상 시인의 축사가 이어졌다. 별나라 생활 안내는 정한모 시인이 맡았다. 좌중은 이미 만석이었다.앞자리에는 특별 손님 김세중 조각가가 앉았다.그 뒤에 나란히 청록파가 앉고, 그 옆으론 신석초, 장만영, 김
더러 낼 구석구석 서둘러 헤아린 끝 손걸레 물을 적셔 마루를 닦는다가난을 감출 수 있을까 손이 시린 손님맞이 눌어붙은 게으름 힘주어 닦을 동안봄볕은 먼저 와서 엉덩이 걸쳐 앉고 가난도 따뜻해지는지 아지랑이 춤춘다
오늘은 유난히도 살아온 생애 속에 애정이 나를 울린 감명의 옛 생각도 뒤돌아 보는 심정에 발자취 세어보네유년의 시절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뒤안길 유정천리 걸어온 내 마음은 하늘을 쳐다보노니 반가움 젖는구려뒤안길 겪은 오늘 오후에 하늘의 놀 세상을 뒤돌아 본 천지의 아름다운 그리움 솟구치는 듯 저 예쁜 석양 놀이.
불곡산 기슭에 서성이던 저 눈발이 서둘러 장막을 쳐 오는 봄을 막아 놓고 순리를 엇길로 몰아 때아닌 눈보라는,가난도 외로움도 행복으로 빚어 살며 우리가 하나 되어 함께한 세월인데 아픔을 혼자 짐 지고 어디로 가려는가?실 파람보다 여린 그 숨결에 거는 기대 하늘 땅 신령님께 간절히 비는 마음 애원의 눈빛마저도 외면하는 병상 일지귀 기울여 들어도 감감한 님의
해종일 공부하고너혼자가는길을상냥히 밝혀주는초승달을 보고 있니?별들도,보름달, 그믐달도새로 떠서 너를 본다.교교히 흰 달빛이물감처럼 스며들듯함초롬 물든 풍경을손잡고 보고 싶어.달빛 속,너의 속삭임이다정하게 들려와.꽃잠 자는 새벽녘에놀 비친 창문에 떠서살포시 너를 보는 그믐달을 알고 있니? 달빛이희미해지기 전에 들창문을 열어 봐.
젖어들듯 젖어들듯 아리는 그리움을 유월 푸른 전지 위에 분홍으로 적습니다 말로는다할수없는내 영혼의 촛불입니다
타이어 끼우듯이 수정체를 바꾸었다. 만나고 헤어짐은 순간적인 아쉬움 그동안 나를 끌고 오던 세월의 지팡이여70여년창을열어모든것넣어주며 나를 키워 왔던 그대는 스승이었다. 꽃 하나 키우기 위해 흔들리던 혼불이여터널에서 빠져나와 새 세상이 보인다 개미 같은 글자들이 새롭게 다가오며 시간을 역류하듯이 흐르는 강물이여
아버지가 아들에게 목청 올려 말을 했다 ‘아버지! 왜 그렇게 큰소리로 그러세요’‘이눔아,그냥 말하면 잔소리만 한다매.’
마광수는 유고 소설집이 되어 버린『추억마저 지우랴』(어문학사, 2017)를 출판사에 넘기고, 죽음을 선택하기 직전에 본디의 제목을 바꾸어 ‘추억마저 지우랴’로 해 달라고 출판사에 연락한 것으로 전한다. 28편의 유고소설은 작품들이 대체로 짧은 편이지만, 자전(自傳)과 허구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송희복,「가버린 작가 남은 유고집」,『마광수 시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