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오래오래 기념이 될 혼수품을 장만하고 싶었다.조금 서툰 솜씨이긴 해도 손자수를 놓은 병풍이 좋을 것 같았다.까만 공단 바닥에 서로 다른 도자기 그림을 열두 폭에 새기기로 했다.인쇄된 도자기 그림을 구해 와 채색된 명주실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으며 공간을 채워 나갔다.완성된 손자수가 새겨진 앞면과 좋은 글귀를 담은, 서예가의 글씨체를 받은
- 곽명옥
결혼을 앞두고 오래오래 기념이 될 혼수품을 장만하고 싶었다.조금 서툰 솜씨이긴 해도 손자수를 놓은 병풍이 좋을 것 같았다.까만 공단 바닥에 서로 다른 도자기 그림을 열두 폭에 새기기로 했다.인쇄된 도자기 그림을 구해 와 채색된 명주실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으며 공간을 채워 나갔다.완성된 손자수가 새겨진 앞면과 좋은 글귀를 담은, 서예가의 글씨체를 받은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부음이었다.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이제 끝났네.살아서 지옥을 살았으니 이제 편하겠지.나도 편하네.”스님의 목소리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물속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졌다.나는 그 목소리에 그 어떤 것도 물을 수 없었다.행자가 안전문자를 내게 보냈던 것이 며칠 전이었다.‘△△면 주민인 김○○ 씨(남, 82세)를 찾습니다.155
속삭이는 너의 숨결은바람에 떨어지고 남은 꽃잎 하나채우는 사랑보다 비우는 사랑을보이지 않아도 보이는기다림 땜에 가지는 사랑을아름답다고 시를 쓴 시인들도그대를 보면 더 아름다운 시를 쓸 것이다 그대 만나 세상이 더 아름답고새 하늘이 밝아오는그런 가난한 내 영혼 되리라당신 사랑으로 사랑을 알게 되고길가에 풀꽃만 봐도당신 떠올리는 설레는 사랑은이미 내안
얼큰한 국밥 한 뚝배기 드시고 가이소어둠속을 휘돌아온 절망을 거뜬히 넘어선 당신께국물이 진국인 국밥 한 뚝배기 권하고 싶어요얼큰한 국물에 밥 말아서 후르륵후르륵 넘기고 나면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힘이 불끈 생길 뿐
1962년 대구 역전의 지하다방에서 한국문인협회 경북지부의 창립총회가 열렸다.유치환, 이호우, 이윤수, 신동집, 박양균, 전상렬, 박훈산 시인 등 이른바 한국 문단의 1세대 시인, 30여 명이 한국문인협회 경북지부를 발족하였다.회장으로 유치환, 박양균, 김성도, 김춘수, 이육기, 신동집, 권기호, 김원중이 역임하였다.대구가 직할시로 승격한 후 1982년 이
벌써 두 달째 내 옆자리는 비어 있습니다.짝꿍인 세연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입니다.선생님은 횡단보도를 건널 땐 꼭 이쪽저쪽을 잘 보고 건너라고 말씀하십니다.꼭 두 달째 되는 월요일 아침, 세연이는 양손에 목발을 짚고 한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우리들 앞에 나타났습니다.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고개를 푸욱 숙이고서 말입니다.그렇게
티브이를 보던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학교에 간 예은이의 귀가 시간이 평소보다 이십여 분이나 늦어지고 있었다.예은이는 늘 같은 시각에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는 아이였다.“무슨 일이 있나?”할아버지는 겉옷을 챙겨 입었다.아무래도 밖으로 나가봐야 할 것 같았다.신을 찾아 신고 있을 때 도어록 번호키를 누르는 소리가 나더니 예은이가 들어왔다.예은이는 달려와
“아들!해보는 거야.자신 있지? ” 해발 이천 미터가 넘는사메바 성당에 오르기 위해 하이얀 옷을 입은카즈베기산과 맞서기로 했어요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다리가 울고엉덩이가 울고허리가 울고 온몸이 몰래 울었지만마음도 엄마 몰래미소를 지었어요 포기를 이긴 용기 있는 도전!당당하게 해냈으니까요.
앞집 영훈이네 은행나무에서까치가 운다 아침부터 손님이 오신다고깍깍깍운다 영훈이는 좋겠다 은행나무에까치들이 살고 있어서
저마다 차려 입고뽐내는 맵시 전시장 -나비야, 좀 놀다가렴-꿀벌아, 꿀 따가렴 꽃들의 속삭임에꽃잎에서 잠시 쉬다꽃술에서 꿀을 따다 나비는 잠에 취해꿀벌은 꿀에 취해 따뜻한 햇볕에잠이 들었나 보다 봄바람이 살랑살랑흔들어 깨워도얼어날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