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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꽃 피는 창포원

자리끼 얼음마저 뜨겁게 끓어오르는 어느 날긴 개울 장막을 찢는 야호 소리 너머로숨죽인 햇빛 송골 그리고문밖의 보일러는 무거운 내 손발에 하루를 걸고 창포원에 꽃피는 시간을감치듯 휘감는 듯 짜깁는다 쪽빛 하늘 맑은 바람 월평들에 들이치면창포원 미로 길이 가물거리고꽃을 찾아 훨훨 나는 나비 벌 난쟁이 군무에산새 울음소리에 귓불이 저려 온다앞서

  • 엄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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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신록 예찬

4월의 신록은 신비롭다마른 가지에서삐죽삐죽엷은 색녹색참신비스럽다신비스런만물 속으로빠져들고 있다사월은 부활을 한다만끽이며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마냥 들판 걸으며함께 소생하며 삶의 희망이 된다 속살을 보여주며만지면 흔적조차 남지 않을 저 모습 자연은아니 한국의 봄은 싱그럽다소생과 함께 나도 다시 태어나려 한다 행복은 옆에 있는

  •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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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누굴 사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그 사람을 잊고자 하여도 못 잊은 것은잊지 않으려는 생각보다 잊고자하는 생각에 이 밤도 별이 죽어가고 괴로워하다가서러-이 나는 고뇌했다 비워진 가슴 한켠에 떠나보내지 못한슬픔이 여운과 의리와 인정의 굴레를 쓰고 술병속의 언어 조각들이 파편의 전언(傳言)에내적인 청각의 스위치를 꺼버렸던 것이다 기다림은 나이를 먹지 않고 그리움은 태울 수없는

  • 이창수(東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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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대답을 가로막은 부재

좁은 골목 새들이 숨죽이고 도시로 떠났다부대낌 없는 곳으로서럽게 물든 붉은 산자락 사이로부재 속에 신호등은 끊어졌다 .저주로 울부짖던 이태원의 결함모진 초상(初喪)의 기운이 서늘한 메아리로 차가운 밤이 깊다차가운 밤이 깊다 봄이 와도 움트지 않는 길목의 서정애달픈 영혼들을 터널 속에 가두고또다시 봄은 오고 있었다소란과 푸른 혈류를

  • 박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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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비를 긋다

비를 담은 구름이 지나고여름은 무성해서뭉텅뭉텅 소나기가 내린다 바깥에서 들어온 공간을채우거나차지하거나자리 자체를 만들어수런대는 풀줄기마다 기둥을 세운다 공간을 확보하고여름비를 차용해 생긴 빗방울은 희고 둥글게 확장하고 있다 여름비는 묽어서맨얼굴로 바람을 만져보고 댓 걸음 가다 멈춰 돌아보면 얼룩도 남지 않았다&n

  • 전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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