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끼 얼음마저 뜨겁게 끓어오르는 어느 날긴 개울 장막을 찢는 야호 소리 너머로숨죽인 햇빛 송골 그리고문밖의 보일러는 무거운 내 손발에 하루를 걸고 창포원에 꽃피는 시간을감치듯 휘감는 듯 짜깁는다 쪽빛 하늘 맑은 바람 월평들에 들이치면창포원 미로 길이 가물거리고꽃을 찾아 훨훨 나는 나비 벌 난쟁이 군무에산새 울음소리에 귓불이 저려 온다앞서
- 엄환섭
자리끼 얼음마저 뜨겁게 끓어오르는 어느 날긴 개울 장막을 찢는 야호 소리 너머로숨죽인 햇빛 송골 그리고문밖의 보일러는 무거운 내 손발에 하루를 걸고 창포원에 꽃피는 시간을감치듯 휘감는 듯 짜깁는다 쪽빛 하늘 맑은 바람 월평들에 들이치면창포원 미로 길이 가물거리고꽃을 찾아 훨훨 나는 나비 벌 난쟁이 군무에산새 울음소리에 귓불이 저려 온다앞서
백제 무왕과 백제인들이 거닐던 궁남지(宮南池)백제 땅에 뿌리 박은 버드나무 늘어진 가지는 백제 역사를 이어주고 백제의 궁녀들처럼 피어 있는 연꽃아련한 백제인들을 떠올린다포룡정 목조다리사람들의 발걸음 소리에 몰려드는 물고기들 백제인들의 이야기 들려준다 궁남지 옆 백제 오천 결사대 충혼탑 계백 장군과 오천 결사대의
누군들 이리 추운 날거꾸로 매달려칼바람 맞으며각 세우고 싶을까요 굳게 각 세우고눈물 떨어뜨리는 건자존심입니다 오랫동안 찬바람 속힘들고 외로웠습니다나도 훈풍 만났더라면각 세우지 않고 스르르 녹아 뼈 없는 물이 되어모두를 끌어안고사랑할 수 있었을 터인데 곳곳마다 찬바람 씽씽 부니무섭습니다 무섭습니다!
머리를 짧게 잘랐다당나귀 두 마리가 양 옆에 나타났다 동그란 줄 알았던 얼굴이 갸름하다 어디서 봤더라?내 얼굴 그리운 아버지삼십 년 전 늙으신 아버지거울 속에 오셨다 딸아, 산다는 게 다 그런 거란다 하마터면거울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4월의 신록은 신비롭다마른 가지에서삐죽삐죽엷은 색녹색참신비스럽다신비스런만물 속으로빠져들고 있다사월은 부활을 한다만끽이며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마냥 들판 걸으며함께 소생하며 삶의 희망이 된다 속살을 보여주며만지면 흔적조차 남지 않을 저 모습 자연은아니 한국의 봄은 싱그럽다소생과 함께 나도 다시 태어나려 한다 행복은 옆에 있는
안양천 길섶에는봄을 애타게 기다리다고운 비취 빛깔로 피고 있는 까치꽃이 있습니다 봄이 온 듯해도겨울의 끝자락이라살얼음 곁에서 핀 나를 만나면 지나던 길손도한 번 더 뒤돌아보더군요 봄날인 듯하다가예고 없이꽃샘추위가 들이닥칠 때는 검불 속에서한 가닥 햇살에 의지하며 견뎌내기도 한답니다 진눈깨비 내리
그 사람을 잊고자 하여도 못 잊은 것은잊지 않으려는 생각보다 잊고자하는 생각에 이 밤도 별이 죽어가고 괴로워하다가서러-이 나는 고뇌했다 비워진 가슴 한켠에 떠나보내지 못한슬픔이 여운과 의리와 인정의 굴레를 쓰고 술병속의 언어 조각들이 파편의 전언(傳言)에내적인 청각의 스위치를 꺼버렸던 것이다 기다림은 나이를 먹지 않고 그리움은 태울 수없는
좁은 골목 새들이 숨죽이고 도시로 떠났다부대낌 없는 곳으로서럽게 물든 붉은 산자락 사이로부재 속에 신호등은 끊어졌다 .저주로 울부짖던 이태원의 결함모진 초상(初喪)의 기운이 서늘한 메아리로 차가운 밤이 깊다차가운 밤이 깊다 봄이 와도 움트지 않는 길목의 서정애달픈 영혼들을 터널 속에 가두고또다시 봄은 오고 있었다소란과 푸른 혈류를
그대 떠난 뒤몰래 삼켰던 젖은 눈물로목련은 피고 내 사랑 속절없이흔들리는 바람 앞에진달래도 잇따라핏빛으로 터지는데 못 이룬 사랑이 아름답단 통속한 위안이야다시는 생각지 않으려 모질게 다문 입술 백목련 꽃잎마저 지금쯤 그대 창을 긋는 봄비에 하염없이 젖고 있으려나
비를 담은 구름이 지나고여름은 무성해서뭉텅뭉텅 소나기가 내린다 바깥에서 들어온 공간을채우거나차지하거나자리 자체를 만들어수런대는 풀줄기마다 기둥을 세운다 공간을 확보하고여름비를 차용해 생긴 빗방울은 희고 둥글게 확장하고 있다 여름비는 묽어서맨얼굴로 바람을 만져보고 댓 걸음 가다 멈춰 돌아보면 얼룩도 남지 않았다&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