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기다리는 것은너뿐만이 아니다시린 물속에 서서나도밤새 새벽을 기다린다물안개 같은 희망을 품으며아프고외로운 것이어찌 너 혼자만의 것이랴산다는 것은우리 모두 하루하루가슴 뜨겁게 만드는 일이다
- 김영순(난헌)
새벽을기다리는 것은너뿐만이 아니다시린 물속에 서서나도밤새 새벽을 기다린다물안개 같은 희망을 품으며아프고외로운 것이어찌 너 혼자만의 것이랴산다는 것은우리 모두 하루하루가슴 뜨겁게 만드는 일이다
기억과 상기를 나누어 가지다 이제 질문의 시간이 된 우리, 이파리의 테두리가 명징해지자 물끄러미가 되고 말았다 꽃과 덫의 경계가 아물지 않아찬란하게 기억되고 싶었던 걸까존재의 방식으로 부재를 도모한이중적 생활이 은밀했던 그때남겨진 꽃자리의 익명달리 어떻게 불러야 되는가 기억을 밀어내는 방식은 이어지고수척해진 상기는 낮달 속에 미끄
순수의 옷을 걸치고순수의 벌판에서뿌리 깊은 나무 되기 위해날마다 실뿌리에 힘을 싣는다 튼실한 싹 틔우기 위해 태풍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찬란한 꽃 피우기 위해 오늘도 실뿌리는돌멩이에 부딪히고바위에 부딪히며길을 찾아 내려가고 있다 이정표 없는 길나만의 길겨울 나무 꿈의 길 이 길은당신의 등불입니다.
결코, 그 맘을 열어서는안되는 거였다그 안에서 들려오는비릿한 언어들틈에서 새어나오는매캐한 연기들그들은 거기에서나는 여기에서퀭한 눈으로나는 아직너를 잡고그 밖에 서 있다
울타리 너머로 슬며시 고개 내민샛노란 호박꽃태양을 닮아 반짝이는 얼굴에누구도 주목하지 않으니부끄럼 타는 듯 살짝 숨지 고운 장미들 사이소리 없이 피어나조용히 머무는 너한눈에 띄지 않아도그 자리에서 묵묵히 피어 있네! 비바람에 몸을 맡기고흙 속에 깊이 뿌리 내린 너 무겁고 거친 세상에넌 홀로 서서 힘을 더해 간다 어느 날
진달래 고운 자태점점히 붉게 물들어 가고내 가슴에 그리움도아리게 붉게 타들어 간다 가슴에 분홍빛 사랑 가르치고살포시 꽃비 내리는 날가슴에 남아 있는 아린 흔적도지울 수 있으려나 헤어지는 것도 견딜 수 있고잊혀지는 것도 두렵지 않다마지막 꽃잎은 내일을 잉태하고 꽃은 다시 피어오를 테니
그 시절엔 도둑이 많았어도둑만큼 쥐도 많았어담벼락이든 천장이든 쥐구멍이 많아집집마다 천장에는 쥐오줌으로 얼룩이 졌지구르르르 쥐들의 달음박질 소릴 들으며잠이 들거나잠을 설치기도 해 잠 설친 새벽이면 아랫도리에 주먹을 밀어 넣고익지도 않은 잠지를 조물거리다가오글오글 모여 있던 눈도 안 뜬 생쥐들을 생각했지 숙제가 뭔지 알아?쥐꼬리를 가져오라는
종일 쉬지 못한선풍기의 아우성이빗소리로 들릴 무렵 눈을 들어 멈춤 신호를누를 때 시간은 소리 없이 흐르고새 날이 시작되고 있다 두 팔 벌려 움직이는무게는 점점 더해 간다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눈이 부시게 즐겁다
온천천* 시민공원 야외 공연장이끼 낀 돌계단 디디고 오르면풍금 소리가 난다도레미파솔라시도 밤새 내리던 비 그치고바람 매우 부는 날나는 늙은 한 마리 짐승처럼돌계단 꼭대기에 올라 숨을 고른다 어디서 날아왔나 저 회색의 왜가리는 왠지 모를 서러움에 목이 타는 듯 온천천 흐린 물 한 모금 들이켜고 혼자서 먼 산을 바라
낙동강변이 내다뵈는 통창을 마주 보며아메리카노를 마신다바람결에 휘청이는 갈대숲나목 가지 돌기는 생기를 부풀리고 있다 반성 없는 먼지처럼 쌓인다 거짓은오토바이 굉음처럼 무례하다 깃발은오른쪽 왼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들키지 않게 웃었다 스파이처럼 이것은 색깔 이야기가 아니다굴절된 확신을 칼로 썰어 먹고상처받지 않는플라스틱 인형처럼 웃어야지&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