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새살 돋아초록 숨결 틔우니마른 가지 끝마다봄의 맥박 흐른다 햇살 머금은 잎새는대지의 어머니를 위해생명의 실핏줄로바람따라 싱그럽네 그대 남기고간 말여린 벗의 문장 되어신록의 푸른 계절 내가슴에 일렁인다
- 이숙아
연둣빛 새살 돋아초록 숨결 틔우니마른 가지 끝마다봄의 맥박 흐른다 햇살 머금은 잎새는대지의 어머니를 위해생명의 실핏줄로바람따라 싱그럽네 그대 남기고간 말여린 벗의 문장 되어신록의 푸른 계절 내가슴에 일렁인다
달빛 부서지는 밤검은 현무암 위로잠든 파도 귓전으로1948년의 모래알이 스며든다산등성이가 삼키는 새벽까마귀 한 마리 붉은 체온으로전봇대 높이에서 폭격을 재현한다 우리 집 창틀에 걸린 빨랫줄에할머니의 이빨 일곱 개가바람에 타는 구리 종소리우산 챙처럼 접히는 세월습곡 지층 사이로 찢겨 나온 실루엣 그들이 남긴 유일한 흔적은바람에 날리는 눈꺼풀
황금부채 펄럭이며 남대문 도깨비시장에 들어선다 도깨비 장수가 외친다“신상 모자 세계여행!” 이집트 파라오 모자엔스핑크스 장식이 달리고베르사유 모자엔다이아몬드 빛이 흔들리고베트남 논모엔볍씨 수놓아 초록 냄새를 흔든다 “도깨비야, 이 모자 쓰면나도 K-스타 되나” 수입 모자들 사이로 은하수가 흐르고학이 날아오르자이집트 스핑크
넝쿨의 사랑은 끈질기다너를 사랑한다고 일념으로 잽싸게 다가서는데한번 안겼다하면 부둥켜안고 놓아주지 않는 너 싫다고 발버둥치다 힘이 빠져 쓰러져도 함께 쓰러지는 너는극단의 이기주의자 내가 널 사랑한다고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함께 갈려하는 기생충 같은 너나는 너의 버팀목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다시는 다가오지 마 손사래 쳐도다가오
엄마 내음 배어나는둥그런 젖빛 항아리,막냇동생 잉태하여 신비롭던어머니의 불룩했던 배여라. 보름달 닮은부드러운 자태로연둣빛 화초 품고 있는난백색 사기그릇 넉넉한 가슴에우주 만물 보듬고 무광(無光)의 기품으로 빛나는 어머니
사람은 어떻게 살지각자가 매순간 선택하며 살아간다 맹자는 삶은 내가 바라는 것이고의도 내가 바라는 것인데둘을 함께 얻을 수 없다면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라 했고영화 윈더에서는 올바름과 친절함중에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택할거라고 했다 결국은 살아내는 것보다는어떻게 살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관계란순망치한처럼 서로에게밀접하게
까마귀 떼 하늘을 날고인간은 땅 위를 기는구나난장 굿판에 문패를 버리고아득히 넝마 된 몸뚱어리망할놈의 군욕질만 입 안에 가득하다 뒤꼍으로 숨은 그늘의 살의운명의 바람소리 밤새 덜컹거리고 수치는 온몸에 가시로 돋는다 새파란 언어 쏟아지는 하늘 아래 살아야 할 이유는죽어야 할 비애온몸 부서지는 그날의 소용돌이.
장독대 위로햇살이 소금처럼 부서지던 여름이었다 마당 끝 텃밭 포도나무 잎은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초록 파문을 흔들며 웃었고 우물가 두레박의 차가운 물 한 바가지가세상의 근심까지 식혀 주던 시절이 있었다 낮이면 논두렁 사이로 메미 울음이 터져 하늘까지 금이 가는 듯했고아이들은 맨발로 흙길을 달리며개울물 속 송사리를 쫓다가저녁
까치 까치 설날 떠들썩하고흰눈 쌓여도 뒷동산 토끼 발자국어디에 있는지 찾을 길 없구나 재곤이 영철이 영식이 순자 영숙아 불러보고 싶은 고향 떠난 옛 동무들 돌아가려니 발걸음 무겁구나 마루 끝에 앉아 계신 부모님눈길 애달프고 먼 산 바라보며자식 떠난 길 바라보고 계시네 흘러간 세월 속에 주름은 깊어지고 쇠
커피와 설탕프림까지 더해서버무린 사랑의 맛! 기쁨과 슬픔외로움까지 함께나누는 우리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