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그 향기에 취해 잠들지 못하고 켜켜이 쌓인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한다 발그레 살구꽃 웃음으로낙동강 둑길을 함께 걷던 일들의식의 깊은 곳에서 흘러 나오는 기억 태양 중심의 열기보다 더우리 한낮의 뜨거웠던 숨결 뇌파 속 전율 한줄기오랜 시간 삭히고 삭혀도 지워지지 않는 그 끝을 잡고 놓지 못하는 미련 창
- 김옥남(용인)
달빛 그 향기에 취해 잠들지 못하고 켜켜이 쌓인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한다 발그레 살구꽃 웃음으로낙동강 둑길을 함께 걷던 일들의식의 깊은 곳에서 흘러 나오는 기억 태양 중심의 열기보다 더우리 한낮의 뜨거웠던 숨결 뇌파 속 전율 한줄기오랜 시간 삭히고 삭혀도 지워지지 않는 그 끝을 잡고 놓지 못하는 미련 창
성흥산* 줄기 길게 걸어온 끝자락초가지붕들이 산산이 자리한내가 태어나 뛰놀던 곳비탈진 밭, 다랭이논으로사람들이 살아오던 동네부족함은 온 하늘에 깔린 별빛과푸근한 달빛으로 채워 가며 살던 곳 전기도 없어 TV, 냉장고, 선풍기는 모르고 비료 포대 오려 부채로 쓰고해 지면 방의 등잔불 하나가 어둠을 밝혀 그를 중심으로 식구들이 모여
인생 가을 즈음딱히 해놓은 것 없이 내려앉은 황금빛 햇살 농익어 늙어 가는 시간 시간에 알알이 박힌 추억들어쩌면 화려함보다 소소한 일상이 힘에 겨운 세월웃지만은 못할 흉터처럼 기억 속에 꿈틀거린다 누군가는 그러겠지할 것 못할 것 다 해봤으니 죽어도 여한은 없을 거라는 인생 속에 박혀 늘 아픔으로 남겨진 고행은추억이라는 옷이 너무
태어남 인연이 있어어떤 사랑에 이끌리거든그대여!그 사랑의 마음그대의 외로움 깊이 안아줄그리움임을 알게 되리그리고 훗날삶의 인연 홀연히그대를 저버린다 해도그 순간까지낯선 사물들 묵묵히 곁에그대와 동행했음을 알게 되리때로는 어느 외진 골목에서이 세계가 모순이라고 부조리라고탄식하는 식자들과 조우하게도 되지만그들도 그리움이 갈망하는 미지의 속삭임에 귀를
뭉게구름이 우리 집 지붕에 머물기에 나는 얼른 구름 위로 올랐지. 어린왕자가 타고 있는지 왕관이 눈부셔 어리둥절하다가 철봉을 뛰어오르듯 운해(雲海) 속으로 기어든다. 푹신한 이불 속에서 우리는 벌거숭이가 되어 삶의 열락(悅樂)을 유영(遊泳)하고 있는데, 설산의 정자. 거기 천 년을 살았다는 노인이 나를 손짓하더라고, 저 멀리 물가에는 발가숭이 아이들이 물장
그동안부자가 되겠다는 욕망 하나에당신의 영혼은조용히 살점을 잃어 갔습니다 채워질수록더 비어 가는 얼굴로밤마다 허기를 삼키며세상을 이기는 법만 익혀 왔지요 잘사는 것이 곧 정답이라며 보란 듯 웃어 보이는 일쯤 손바닥 뒤집듯 쉬웠으니까요 그러나삶은 끝내가진 것의 총량으로사람을 기억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어머니
육십여 년 만에 찾은 친구의 생가(生家)마당에 모란꽃은 피고 있었고동백꽃은 지고 있었다문간의 ‘남전252 이화자’ 어머니문패 보기가 참 면구(面灸)하구나어디 마실이라도 가셨을까툭툭 떨어져 쌓인 꽃잎 속 고요가바람 한 점 없는 마당에 내려앉아 있다노년에는 먼 아들보다 가까운 병원이 낫다며 남전보건소 짓는 데 텃밭 내주었다는어머니 모란꽃잎 따다가&nb
굽은 등껍질에소금꽃이 피면여지없이 등장하는막걸리 한 사발 사그라들 것 같은 몸에금세 물오름이 번져털썩 주저앉은엉덩이까지 들썩이게 만든다 해도 해도끝이 없는 일은논틀길마다 한숨과 기대가 서로 의지한 채 살고 있어 아버지는힘들다고 한 잔기쁘다고 한 잔내일을 위해 또 한 잔이다 건강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도 밥
어스푸레 밀려온 붉은 노을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머문 언덕엔먹물 푸는 물감처럼 금세 진다 항상머물고 싶어도그리운 물상들은 하나 둘우리 곁을 시간이란 물결 타고 떠내려가곤 하네 흐르는 푸른 물결붉은 햇살 위로 기어가듯 가끔은 천천히가끔은 빠르게 흐르며 물보라는 흰니 드러내고 하얀 미소 지어 보인다&
떠나간 사람너로 하여 돌아선다고사십삼이라는 세월아픔과 지친 기억만 외치며유행병과도 닮은 황혼의 걸음인간답게 살겠다고일방적 법을 앞세워판결문 한 구절로반쪽으로 남았습니다점하나를 붙이니 남이 되는걸여기 빈자리로 서 있습니다덩그러니다시 점 하나를 떼어 낼 수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막을 수 없는 시절 인연 앞에그러나 두려움이 막아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