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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정리할 세월

인생 가을 즈음딱히 해놓은 것 없이 내려앉은 황금빛 햇살 농익어 늙어 가는 시간 시간에 알알이 박힌 추억들어쩌면 화려함보다 소소한 일상이 힘에 겨운 세월웃지만은 못할 흉터처럼 기억 속에 꿈틀거린다 누군가는 그러겠지할 것 못할 것 다 해봤으니 죽어도 여한은 없을 거라는 인생 속에 박혀 늘 아픔으로 남겨진 고행은추억이라는 옷이 너무

  • 이재천(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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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그리움임을 알게 되리

태어남 인연이 있어어떤 사랑에 이끌리거든그대여!그 사랑의 마음그대의 외로움 깊이 안아줄그리움임을 알게 되리그리고 훗날삶의 인연 홀연히그대를 저버린다 해도그 순간까지낯선 사물들 묵묵히 곁에그대와 동행했음을 알게 되리때로는 어느 외진 골목에서이 세계가 모순이라고 부조리라고탄식하는 식자들과 조우하게도 되지만그들도 그리움이 갈망하는 미지의 속삭임에 귀를

  • 원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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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2026.8 690호 가을에 누워

뭉게구름이 우리 집 지붕에 머물기에 나는 얼른 구름 위로 올랐지. 어린왕자가 타고 있는지 왕관이 눈부셔 어리둥절하다가 철봉을 뛰어오르듯 운해(雲海) 속으로 기어든다. 푹신한 이불 속에서 우리는 벌거숭이가 되어 삶의 열락(悅樂)을 유영(遊泳)하고 있는데, 설산의 정자. 거기 천 년을 살았다는 노인이 나를 손짓하더라고, 저 멀리 물가에는 발가숭이 아이들이 물장

  • 변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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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남전252 이화자

육십여 년 만에 찾은 친구의 생가(生家)마당에 모란꽃은 피고 있었고동백꽃은 지고 있었다문간의 ‘남전252 이화자’ 어머니문패 보기가 참 면구(面灸)하구나어디 마실이라도 가셨을까툭툭 떨어져 쌓인 꽃잎 속 고요가바람 한 점 없는 마당에 내려앉아 있다노년에는 먼 아들보다 가까운 병원이 낫다며 남전보건소 짓는 데 텃밭 내주었다는어머니 모란꽃잎 따다가&nb

  • 박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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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시절 인연

떠나간 사람너로 하여 돌아선다고사십삼이라는 세월아픔과 지친 기억만 외치며유행병과도 닮은 황혼의 걸음인간답게 살겠다고일방적 법을 앞세워판결문 한 구절로반쪽으로 남았습니다점하나를 붙이니 남이 되는걸여기 빈자리로 서 있습니다덩그러니다시 점 하나를 떼어 낼 수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막을 수 없는 시절 인연 앞에그러나 두려움이 막아섭니다

  • 정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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