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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감나무가 있던 자리

어느 집 담장 밖으로 뻗어 나온 감나무 가지에 눈길이 머물렀다. 윤이 나는 잎사귀 사이로 동글동글 풋감이 자라고 있는 게 아닌가. 감나무라면 가을볕에 발갛게 불 밝히듯 익어가는 풍경이 먼저일 테지만 어려서부터 늘 보고 자라서인지 풋감이 주렁주렁 열린 모습은 내게 친근한 풍경이다. 잠시 눈 맞추는 사이 감나무의 사계절이 스쳐 갔다.고향 집 뒤꼍에는 두 그루의

  • 김순남(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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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봄비는 길을 기억한다

며칠째 봄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있다. 잠깐 개나 싶으면 어느새 다시 내리고, 또 어느새 그친 듯하더니, 다시 조용히 스며든다.대지는 젖고, 생각도 젖는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걷고 싶어진다. 이 비는 단순한 날씨가 아니라, 어쩌면 내 안의 침묵을 흔드는 하나의 움직임이다. 소란스러웠던 마음을 말없이 쓰다듬으며 멈춰 있었던 사유를 다시 흐르게 만

  • 신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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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전망대에서 조강(祖江)을 보면서

김포시 서북단에는 몇 년 전까지 크리스마스 때면 북쪽 개풍군이 가까이 보이는 곳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 불을 밝히던 애기봉이 있다. 한동안은 이산가족의 설움을 달래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정상에는 지금도 애기봉비(愛妓峰碑)가 서 있다. 전직 대통령의 친필이란 기록도 있다. 누군가의 아기를 애타게 그리던 사연이 담긴 봉우리는 확인 안 된 야사도 있다. 병자

  • 윤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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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수필가의 이름으로

2008년 2월에 계간지 『시와 수필』에 「소장수 선생님」으로 등단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를 고심하게 되었다. 또한 문인의 내실을 갖추려면 남의 글을 많이 읽고 자신의 문장력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과 현실에서 일어난 소재를 바탕으로 부지런하게 글을 쓰기로 다짐하였다.등단의 첫 단초를 만들어 준 고교 선배가 문예지의 발행인이어서

  • 양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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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등대의 문장들

안개등이 흔들리며 새롭게 분주해지는 섬/ 조금 전 등불이 켜진 골목길에서/ 이방의 꽃잎을 주웠다/ 조리개를 오므리자 천연덕스러워진 나와 마주친다// (중략)// 고단한 흔적을 끌어안은 바다는 잔잔해지고(자작시 「홍도」 일부) 어두운 바다를 응시하는 한 점의 불빛이 있다. 그것은 길을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길이 있다는 사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

  • 백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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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박수 소리

박수 소리는 기쁘고 행복한 소리이니 클수록 좋다. 짝짝, 짝짝짝! 내가 보낸 박수는 배가 되어 다시 내게 돌아오는, 약속을 꼭 지킨다는 걸 믿는다.얼마 전 협회 정기총회가 있었다. 요즘은 협회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참석하는 연령대는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젊은 사람들은 사는 게 바쁜 세상이다 보니 당연한 모양새다.이번 총회는 소박하지만, 우아한 분위기

  • 신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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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길 위에서 배우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설레면서 긴장된다. 익숙한 풍경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것도 그렇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는 더 그렇다. 애초에 가려던 단체 여행이 무산되고, 우리 모임 회장님이 아시는 다른 여행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낯선 이들과의 동행이 조금은 어색했지만, 국내 여행이라는 점에 안도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90명이나 되

  • 김영희(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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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반려견처럼 부모도 사랑하자

반려견은 한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정서적 교류를 위해 함께 생활하는 개다. 반려견은 보호자와의 관계에서 서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성 교육을 받아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산책, 반려견 놀이터 등에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습한다. 심리학에서뿐만 아니라 사회학적으로도 반려견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 송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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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680호 감동이 하늘이다

녹음도 지치는 노란색 계절에 탈무드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사람을 감동시키면 그게 천국의 세계다.’ 한신대 전 총장에 대한 감동적인 실화이다. 전남 해남에 집이 가난해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머슴인 아버지를 따라 나무를 해 오고 풀을 베는 일로 가난한 살림을 도왔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학교에 다니고 싶어졌다. 소년은

  • 서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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