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털이 허풍 같은 내 재산은 희락건행(喜樂健幸)산전수전 웃음으로나날을 소화하니산 보람새싹 돋듯이봄 산 같은나라 되길 갑진년 하만하천1)실천 보람 진 일 보로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애써 실행 보람 찾고사무엘 울만의 시에 청춘같이 살아가기 통도사 월간 책자축산보림(鷲山寶林) 펼쳐보다종정2) 예하 지감고명(智鑑高明) 식량관대(識
- 정대훈
빈털털이 허풍 같은 내 재산은 희락건행(喜樂健幸)산전수전 웃음으로나날을 소화하니산 보람새싹 돋듯이봄 산 같은나라 되길 갑진년 하만하천1)실천 보람 진 일 보로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애써 실행 보람 찾고사무엘 울만의 시에 청춘같이 살아가기 통도사 월간 책자축산보림(鷲山寶林) 펼쳐보다종정2) 예하 지감고명(智鑑高明) 식량관대(識
녹슨 괭이를 들어 추사체로 흙을 찍는다천명을 받들고 살다등이 굽은 사람들 곁저무는 산등에 걸린 그 석양을 일군다. 들판을 흔들며 건넌 그 거친 바람에 꺾여쌓인 빚덩이 같은 그 겹겹의 상처를 열고한 그루 연둣빛 묘목그 아픔을 심는다. 갈꽃 무성히 흩어 머리칼을 흔드는 길섶작은 텃새 몇 덜 여문 씨앗을 물고소슬한 하늘빛 슬픔의그 허공을 건넌다
“오빠!”아내의 앙칼진 목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긴 상념에서 깨어났다. 정원에 단 한 그루 있는 감나무에 감이 붉게 익어 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가을이면 감나무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감나무는 쓸모없으니 베어 버리자 주장했던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지금도 나무 밑에 앉아 공상 중이다.“다시 묻겠는데, 어떤 년을 생각하
미자는 추위를 느꼈다. 지금도 춥다. 남들이 가진 것의 대부분을 갖고 있지만, 마음에 평화가 없다. 손을 내밀어도 잡아줄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화해하고자 노력해도 상대의 차가운 눈빛을 보면 오금이 저린다. 아니, 시인하지 않더라도 부정하지 않아도 말을 꺼낼 수 있으련만, 상대는 전혀 기억조차 없다는 표정이다. 어머니의 자존심이 바위보다 무겁다는 것을 모르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담당 관청에 찾아가 통발을 돌려달라고 하면 오히려 불법 조업으로 몰려 벌금을 부과받을 것이다. 통발을 쉽게 찾으려고 놓은 부표가 단속반원들에게 표적이 될 줄은 몰랐다. 나는 거금 칠십만 원을 들여 산 통발을 모두 빼앗기자 삶의 의욕까지 잃었다. 물고기를 잡을 수 없어 운영하는 매운탕집까지 타격을 입었고, 낚시꾼들에게 사정해서 물고기
종로 한복판 인사동 거리에는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행인들을 신비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 역사의 흔적만큼이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모여드는 문화의 거리이자 모임 마당이 펼쳐지는 곳이었다.큰 도로 한 블록 뒤편에 위치한 ‘라파엘카페’는 유방암 환우회인 ‘비너스리본’ 회원들의 쉼터이자 사랑방이었다. 치열하고 전쟁 같은 삶으로부터 우아함으로 부드러움을 채워주는
1. 비틀린 남자쪽팔린 소문으로 주검이 의식 없는 자들의 입쌀에 오르내린 남자는 그가 기거하며 살았던 대도시 일대에서 지독한 인사로 알음알음 알려진 사람이라고 했다. 이 남자의 주검이 마치 기묘하게 비틀린 나뭇가지처럼 말랐다더라는 소문이 발 없이 천리를 벗어나 만리를 향해 달릴 때쯤, 유언비어라며 소문을 주워 담으며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남자의 아
이명준 선생님께 드립니다.저는 통영시청 문화예술과에 근무하는 박수현입니다.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서 여러 날을 망설이다가 이렇게 당돌한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내년에 회갑을 맞이하는 저의 어머니는 지금 이곳을 떠나 작은 섬에 가 계십니다. 뜻하지 않는 병고로 요양차 가 계시는 어머니는 장연화씨입니다. 설령 선생님의 기억 속에 저희 어머니가 남
위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전신을 고루고루 씻어주며 자긋자긋 누르듯이 안마를 하는 것 같았다.“아이 시원해….”윤희(允嬉)는 머리를 풀고 샤워기에 디밀다가 갑자기 발작이라도 된 것처럼 샤워꼭지를 돌려 어느 한 지점을 향해 갈겼다.그곳에는 비닐로 포장되어 붙어 있는 허연 종이가 비명을 지르듯이 바르르 떤다.<말자 시리즈 1號>1. 바른말 하되
오래 기다린아지랑이 향기 머금고이른 봄 따스함으로깊숙이 들어온내 마음에 품어진 너 눈 가득 쿵쿵 들어온 그리움뭉게뭉게 피어난 하얀 사랑에머랄드 파도에 담아너에게로 너에게로개쑥부쟁이1) 한 아름 보낸다 갈남 해변2) 모래 가늘어지고푸르른 잎새 이슬 엷어져도뭉클뭉클 다가온 마음속살랑살랑 봄바람 그윽한인삼벤자민3) 본다 나 이름 없는